'3700조원 규모' 中 리츠 시장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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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6-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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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도입 예고 후 시장 기대감 높아져

  • 블룸버그 "투자자들에 완전히 새로운 시장 될 것"

  • 본격 추진되면 美 리츠의 두배 이상 커질 전망

그간 개미 투자자들이 중국 부동산 시장에 투자를 하려면 직접 주택을 구매하는 방식의 투자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곧 도입될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로 시장 환경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리츠 도입은 수년째 미뤄지며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태웠던 탓에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중국 부동산투자 시장에 본격적으로 리츠가 도입된다면, 투자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츠는 부동산투자신탁이라는 의미로, 일반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수익 등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을 뿐 아니라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높은 배당을 챙길 수 있다는 이유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중국이 이 리츠 도입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 건 지난 4월부터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와 국가발전개혁위위원회(발개위)는 공동으로 ‘인프라 분야 REITs 시범 운용’과 관련된 통지문을 발표했다.

통지문은 특정 인프라 시설에 전체 자금의 80% 이상을 투자하는 리츠를 '인프라 리츠'로 규정한 뒤, 리츠 도입 착수를 알렸다. 중점 투자 분야는 물류 시설, 유료 도로 등 교통 시설, 수도·전기 등 도시 시설, 하수·쓰레기 처리 시설 등이다. 정보통신망 등 '신 인프라' 시설과 국가 전략 산업군, 하이테크 산업단지 등도 권장 투자 대상이다.

사실 중국의 리츠 도입은 지난 2008년부터 논의됐던 사안이다. 다만 리츠가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탓에 20년간 도입이 미뤄졌다. 그러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위축되자, 결국 당국이 리츠 카드를 꺼내든 모습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대대적인 인프라 확충이 필요한 상황에 놓이자, 민간 자금을 끌어들이기로 한 것이다.

주목되는 점은 중국 리츠 시장의 밝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 시장이 향후 미국을 능가하는 최대 시장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내다본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리츠 시장이 3조 달러(약 3659조원)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는데, 이는 미국 시장의 두배 이상에 달하는 것이다. 미국리츠협회(NAREIT)에 따르면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미국 리츠의 시가총액은 1조4000억 달러 규모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리츠가 도입되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청두 서남재경대학의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자산 중 약 78%가 부동산에 묶여 있다. 미국의 두 배 이상이다. 반면 주식 투자는 1% 미만에 불과하다. 마땅한 투자 대안이 없는 탓이다. 리츠 도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유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시그리드 지알시타 아·태지역 리서치 헤드는 “지금까지 중국 부동산 시장에 이런 투자 기회는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도입 초기 중국 당국의 규제는 투자 장애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초기 개인투자자들의 리츠 지분을 16%로 제한하고, 전체 투자의 20%는 최소 5년간 보유하도록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자금 오용을 막기 위해 레버리지를 최대 20%만 허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프라 자산의 경우 최소 3년간 운영 실적이 있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가능해야 하며, 6개의 지정된 경제 구역에 위치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 방침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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