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진단]중형조선사 경쟁력 제자리걸음…"자국발주 해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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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5-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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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 대한조선, 대선조선 등 국내 중형조선사들이 올 1분기 해운시황 위축에도 수주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주증가는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일 뿐 근본적 경쟁력 변화라 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안팎에서는 자국발주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중형조선사 2020년도 1분기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0% 증가한 11만CGT를 기록했다. 선종별로 보면 수에즈막스급 1척을 포함한 탱커 4척을 따냈다.

중형조선사들의 1분기 중형선박 수주점유율은 CGT 기준 8.4%로 2019년 점유율 4.2% 대비 2배 상승했다.

수주량 증가에도 중형조선사들의 전체 중형선박 시장 위축의 정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선박을 수주해 점유율 상승을 가져왔지만 수주척수가 3척에 불과해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로 볼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중형조선사들이 경쟁력을 얻기 위해선 국내 해운사를 통한 자국 발주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8년 발표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출범해 자국발주를 단행했다. 그러나 그 혜택은 대형 해운사-조선사에만 돌아갔을 뿐 중형 해운사-중형 조선사 연계 지원은 없었다는 설명이다.

수주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금융 정책도 늘어나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대형 조선3사와 달리 중형조선사들은 선박 건조와 관련한 충당금을 자체 자금으로 소화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작년 4월 ‘조선업 활력 제고방안’을 통해 선수금 환급보증의 발급 한도액을 기존 1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늘렸지만 실제 선박 가격에 비해 턱없이 낮은 한도다. 

실제 지난 3월 말 기준 STX조선해양의 주력 선박인 MR탱커(순수 화물적재톤수 5만 DWT 안팎의 액체화물운반선)는 1척당 평균 건조가격이 3600만 달러(451억원가량)였다. 대한조선의 주력 선박인 수에즈막스 탱커와 아프라막스 탱커는 1척당 각각 6150만 달러(760억원가량), 4850만 달러(600억원가량)였다.

중형조선사들은 선박 건조와 관련한 충당금을 자체 자금으로 소화할 여력이 없어 선수금 환급보증을 발급받지 못한다면 수주를 따냈더라도 계약이 취소된다.

중형 조선사 관계자는 “글로벌 물동량 하락으로 발주물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주 잔고가 바닥나고 있다”며 “자국 발주를 통해 수주잔고를 늘릴 할 수 있다면 기술역량을 키워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조선사인 유일.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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