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수요 늘어나는데...해고·임금체불 위기 여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지윤 기자
입력 2020-05-27 15:0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공항·항공 노동자들 "함께살자 해고중단" 한목소리

  • 거대항공사 위주 지원 비판…LCC 위한 대책 촉구

  • 국내선 회복세 뚜렷…내달부터는 국제선도 재개

2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 고용안정 쟁취 투쟁본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안전 3대 요구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항공 수요가 서서히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업계 종사자들은 여전히 해고와 임금체불 등 고용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오는 6월부터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기간산업에 투입하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이 대다수의 저비용항공사(LCC)를 비껴가면서 이들의 울분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 없이는 6월 'LCC 파산설'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고있다.

◆공항·항공 노동자 '고용안정 3대 요구'

27일 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 고용안정 쟁취 투쟁본부는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시적 해고 금지 △인천 중구 고용위기지역 지정 △고용지원금 사각지대 해소 등 3대 요구를 내놨다. 

이들은 "공항·항공 유관산업은 복잡한 하청구조로 연결돼 있는데, 현재 정부의 지원은 대기업 위주"라며 "양극화를 막기 위해 한시적 해고 금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천시 중구청이 지난달 23일 지역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신청한 고용위기지역 지정이 지지부진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인천은 공항·항공, 항만산업의 비중이 큰데도 불구하고 신청 한달이 지나도록 현장실사조차 시작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에 대해서는 LCC와 하청업체의 고용보장 방안이 부재하다며 제도적 보완을 요구했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항공자본은 수익창출이 안된다는 이유로 인건비를 대폭 줄이고, 강제 권고사직은 물론 정리해고까지 하고 있다"며 "이는 고통분담이 아닌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이라고 말했다. 

4개월째 임금 체불에 시달리고 있는 이스타항공을 대표해 자리한 박이삼 이스트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정부는 차입금 규모가 5000억원이 넘어야만 기간산업안정자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며 "이는 중소 LCC와 관련 산업은 도산하도록 방치하고, 거대항공사만 지원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주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고용안정 3대 요구에 동의하는 1만명의 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스타항공은 이와 별개로 회사 임직원 200여명의 서명도 함께 전달했다. 

◆국내선 회복…국제선도 확대

항공 여객 수요는 국내선을 중심으로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항공협회가 운영하는 에어포털에 따르면 지난 주말(5월23일~24일) 국내선 이용객은 13만8618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최대 규모다. 이는 지난 황금연휴 시작 시점 2일간(4월30일~5월1일·13만6726명) 및 그 주말(5월2일~3일·13만4948명)보다도 높은 수치다.

지난주 평일(5월18일~22일) 여행객수도 30만8875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던 지난해 같은기간 평일(5월20일~24일·46만6562명)의 66.2%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아직 국제선 회복은 더딘 상황이지만 항공사들은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국제선 운영에 나서는 등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달부터 미주, 유럽, 동남아 등 국제선 운항을 현재 13개 노선에서 32개로 늘린다. 아시아나항공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미주, 동남아, 중국 등 13개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진에어도 6월부터 인천~방콕, 인천~하노이 등 5개 노선을, 에어부산은 7월부터 부산~홍콩, 부산~마카오 등 2개 노선을, 에어서울은 인천~도쿄, 오사카, 홍콩 등 국제선 전 노선 운항을 목표로 예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항공 수요가 일부 회복되더라도 항공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기간산업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하면서 항공사들이 상반기는 겨우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 하반기 유동성 우려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