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여론 양극화 막는 미디어 대책 마련과 시민 교육 필요할 때"

이경태 기자입력 : 2020-05-27 12:00
성별·인종·종교·지역·소득 등 사회경제 요소 양극화가 여론 양극화 부추겨 집단 양극화·여론 양극화 부추기는 미디어 대책 수립 필요성 대두
한국 사회의 여론 양극화는 집단 양극화 현상과 매체 의견에 대한 과대평가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갈수록 양극화되고 있는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한국의 여론 양극화 양상과 기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성별·인종·종교·지역·소득 등 사회경제적 특성에 기초해 배타적 정체성이 형성될 경우 집단 양극화와 여론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KDI는 차별을 금지하고 포용적 정체성 확립에 기여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경제 불평등을 완화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치 분야에서의 변화도 요구됐다. 정치인이 지지자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전체 유권자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대변할 수 있도록 선거와 정치자금 모금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 KDI의 제언이다. 사표 방지를 위해 유권자가 선호하는 순서대로 후보자를 표기하는 즉석 결선투표제 도입 방안도 제시됐다.

집단 양극화와 여론 양극화를 부추기는 허위정보에 대응, 정보 편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미디어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데 KDI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시각은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우수사례 이면에 최근 진보와 보수 진영 간 갈등이 심화돼 여론 양극화와 정치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17대~20대 전반 국회 정당별 평균 이념성향 점수[표=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실제 엘리트(정치인) 양극화 문제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한국의 엘리트 양극화 지수(0~2)를 볼 때, 17대 국회(2004년 4월~2008년 4월) 때 0.7에서 20대 국회 전반기(2016년 4월~2018년 5월) 0.9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12월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및 실험연구 결과를 보면, 이념 성향이나 의견의 격차에 따른 여론 양극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인구통계 특성 및 내재적 선호가 이념 성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응답자 스스로 평가한 자신의 이념 성향에서 ‘중도(5점)’는 45%에 달했고, 양극단인 ‘매우 진보(0점)’와 ‘매우 보수(10점)’는 각각 3%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치 성향의 결정요인에서는 불평등에 대한 기피 성향이 높을수록 진보 성향을 보이고, 경쟁을 선호할수록 보수 성향을 보였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KDI는 인구통계 특성별로는 남성은 여성보다, 고령층은 저연령층보다 자신의 보수성을 과대 추정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봤다. 

여론 양극화 기제 중 정보 편중 현상에 초점을 맞춰 인터넷 미디어(SNS와 인터넷 뉴스 매체)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인터넷 미디어가 사용하는 표현은 편향성이 높으며, 이용자의 이념 성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터넷 매체의 표현이 갖는 편향성을 분석한 결과, SNS가 국회의원보다도 편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미디어 패널 자료(2012~16년)를 분석한 결과, SNS에 노출된 이용자는 그렇지 않은 이용자에 비해 더 진보적인 방향으로, 인터넷 뉴스 매체에 노출된 이용자는 더 보수적인 방향으로 이념 성향이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를 선호하지 않는 집단이 뉴스를 선호하는 집단에 비해 이념 성향 변화의 정도가 더 큰 것으로 파악됐다.

KDI 관계자는 "매체가 편향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같은 이념 성향을 가진 이용자가 동일 매체를 선별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집단화될수록 여론 양극화가 진행될 수 있다"며 "양극화를 방지하는 미디어 대책을 마련할 뿐 아니라 무분별한 정보 전파의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한 시민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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