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달 넘기는 HDC현산·제주항공, 점점 커지는 비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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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5-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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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로 아시아나·이스타항공 부실 표출

  • 인수 포기 가능성까지... 소극적 태도 일관

  • 빅딜 대상 업체 종사자들만 피해 고스란히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이 5월에도 매듭을 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에 나섰던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과 제주항공이 코로나19 등 악재를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으로 ‘인수가 낮추기’ 등이 꼽히면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 걸림돌로 꼽았던 러시아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결정된다. 앞서 HDC현산은 러시아 기업결합심사 등 선행조건이 충족되면 계약을 마무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이 이변이 없는 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HDC현산이 약속을 지킬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이 코로나19 이후 더욱 두드러지게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208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영업손실 118억원)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4분기 1387%에서 올해 같은 기간 6280%로 대폭 확대됐다.

이에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에 대비해 로펌 등을 통해 인수 포기 시 이행보증금 2500억원의 반환 가능성 등을 따져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37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 인수 자금 준비를 하는 한편 마무리 변수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항공이 인수를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1분기 자본총계 마이너스 1042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이로 인해 제주항공은 당초 지난달 29일로 예정됐던 주식 취득대금 납입일을 무기한 연기했다. 또한 같은 달 이사회를 열어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HDC현산처럼 베트남 등에서 해외기업결합심사 승인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것을 요인으로 꼽았지만, 배경에는 자금 조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제주항공도 지난 1분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1.7% 급감한 229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 65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679억원에 그쳤다.

이 때문에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 측에 사재 출연 등을 통해 이스타항공의 체불 임금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의 두 자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M&A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피해는 양사의 구성원들이 보고 있다. 특히 이스타항공의 경우 올해 들어 제대로 된 월급도 받지 못하며, 최악의 상황에 다다르고 있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정부의 자금 1조7000억원이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현산에서 백지화까지 검토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항공업계의 빅딜이 만약 무산될 경우 다른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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