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산 와인과 소고기 밀어내는 만리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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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5-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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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조사와 관련해 무역 압박 강화

호주 경제의 '차이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호주 정부가 코로나19 발원지 조사를 지지한 것을 빌미로 나날이 경제적 압박을 높이고 있다.

호주는 중국에 와인, 해산물, 과일, 곡물, 낙농업품 등 다양한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

만약 중국이 코로나19 조사와 관련해 호주에 대한 보복을 계속할 경우 수출이 막히는 품목들은 계속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블룸버그가 19일 전했다.

중국 관료들은 향후 규제와 관세 부과 등 여러 규제 방법을 사용하거나 미디어를 통해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여러 방식으로 일부 품목들의 수입을 막을 것이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호주 국립대학교 국가안보대학원 로리 메드칼프교수는 “(중국 정부가) 수입 규제 품목 목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많은 나라에 경제적 압력을 행사한 바 있다"면서 "문제는 호주가 어떻게 자신의 경제적 이익 보호를 위해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솔직한 입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향후 호주 정부의 대처 방향에 따라서 중국 정부의 조치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이런 조치를 고려하고는 있지만, 수입 제재와 코로나19 조사 문제가 연결돼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중국의 압력이 커지면서 호주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호주의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대중국 농산물 수출 규모만 100억 달러 정도에 달하며 이는 20년 전보다 무려 6배나 증가한 것이다. 호주산 와인과 유제품의 최대 수출국도 중국이며 각각의 수출 규모는 7억 5400만 달러, 5억 6400만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최근 몇년간 급격하게 악화했다. 호주는 중국이 지나치게 자신들의 국내 정치에 간섭한다면서 불만을 표했다. 호주는 5G 네트워크 건설에 있어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하기도 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조사 갈등까지 겹치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19일부터 5년간 호주산 보리에 대해 무려 73.6%에 달하는 반덤핑 관세 및 6.9% 수준의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12일부터 호주 도축장 4곳에서 생산된 육류 수입을 실제 중단하기로 한 바 있다.

상무부는 2018년부터 진행한 조사를 바탕으로 호주 측의 덤핑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자국 국내산업에 피해가 심각해 이런 조처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높은 관세율에 따라 양국의 보리 무역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사이먼 버밍험 호주 통상투자관광부 장관은 중국의 조치가 발표된 뒤 성명을 통해 중국의 이번 결정에 깊은 실망감을 표하면서 중국 조치가 근거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일련의 조치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지난달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의 발원에 대한 국제조사 방안 지지를 표한 것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라고 대부분 외신은 분석했다.

앞서 청징예 호주 주재 중국 대사는 호주 매체 인터뷰에서 호주산 소고기와 와인의 중국 수입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호주는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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