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3조 유동성 확보 속도…“매각자산 제값 받기는 글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수정 기자
입력 2020-05-14 03:1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코로나19로 투자심리 꽁꽁…인수자 찾기 난항

  • 계열사 프리미엄 받기 어려워 자구효과 낮을수도

두산그룹의 자산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두산은 알짜 매물을 내다팔아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속된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투자심리가 하락하면서 자칫하면 '헐값' 매각에 놓일 처지다.

13일 두산그룹 고위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 자산매각과 관련해 “여러가지 방안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나온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두산은 앞서 지난달 국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대가로 3조원 이상을 확보해 두산중공업 재무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의 최종 재무 구조 개선 계획(자구안)을 제출했다.

두산은 우선 대주주 일가와 두산이 보유한 두산솔루스 지분 61%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두산 측이 기대하는 매각 가격은 8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조2000억원에 대해서는 우량 부동산인 두산타워를 시작으로 알짜 계열사로 꼽히는 두산의 자회사나 손자회사의 자산매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두산의 자산 매각 계획이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 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코로나19로 투자심리가 얼어 인수자 찾기가 어렵고 적정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어 자구안 이행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금 확보가 시급한 두산 사정 등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제값’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매물로 나와있는 두산타워 역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마스턴자산운용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동대문 상권 주변에 비교대상이 될 만한 오피스 매물이 없는데다 상권 가치 평가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어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매각가격은 2018년 두산이 두타몰을 흡수합병할 당시 확인된 두산타워의 장부가액(6811억원)과 비슷한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두산솔루스 지분 매각의 경우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지만 최종 결렬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매각 결렬 당시 적정 매각가격대를 좁힐 수 없었던 것이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두산그룹이 보유한 골프장에 대한 매각가도 이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그룹은 ㈜두산 자회사인 두산큐벡스가 운영하는 라데나골프클럽과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클럽모우CC 등을 갖고 있으며 이 중 클럽모우CC가 매각대상에 오른 상태다.

시장에서는 클럽모우CC 매각가로 1400억~1600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클럽모우CC 인근에 위치한 대우건설 소유의 파가니카CC(18홀) 매각가인 950억원을 감안한 가격이다. 반면 두산그룹은 클럽모우CC가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이후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더 높은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밥캣 등 우량 계열사의 경우 매각흥행이 점쳐지지만 나머지 계열사의 경우 프리미엄 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려워 자구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 시행에 기한이 정해져 있을 경우 프리미엄 가치 반영은커녕 제값 받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이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를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