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中 텐센트 '불안한 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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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0-05-1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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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수혜... 시총 390억 달러 급증

  • 경쟁자 공세 거세... 게임·핀테크 '위태로운 1위'

  • 자회사 웨원 '갑질논란'으로 이미지 깎여

중국 'IT공룡' 텐센트는 코로나19 수혜 기업 중 하나다. 전염병 예방을 위한 봉쇄 조치 등으로 게임과 소셜미디어(SNS)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늘고, 주가도 올랐다. 이에 힘입어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은 마윈(馬雲) 알리바바 전 회장을 넘어 중국 부호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텐센트의 고공행진이 오래 유지되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캐시카우’인 게임사업과 새 주력 분야인 핀테크·클라우드 업계의 어마어마한 경쟁자들이 텐센트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텐센트의 자회사인 출판업체 웨원(閱文)그룹이 ‘갑질 논란’을 빚고 있는 점도 텐센트의 왕관을 무겁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수혜로 올 들어 주가 14% 이상 상승… 마화텅은 中 ‘최고부자’

지난 10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텐센트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4% 이상 급등한 435홍콩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최고점(12일 기준)이자, 최근 2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나온 긍정적인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텐센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전 분기 매출 상승률이 20%였던 것과 비교하면 큰 성장세는 아니지만, 코로나19로 다수 기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얻은 좋은 성적이다.

실제 텐센트의 주가는 연초 대비 14%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도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발생한 이후 390억 달러(약 4조8000억원) 이상 급등했다. 전염병 확산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텐센트의 주력 사업인 게임과 SNS 등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텐센트는 사용자 11억명에 달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뿐 아니라 텐센트 클라우드, 텐센트 콘퍼런스, 게임 등 인터넷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이에 따라 마화텅 회장의 재산도 급증했다. 포브스 실시간 부호 순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마화텅 회장의 재산은 465억 달러(약 57조1000억원)으로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의 재산(418억 달러)을 제쳤다. 지난해 11월 정식으로 발표된 2019년 중국 부호 순위에서는 마윈 회장이 1위, 마화텅 회장이 2위였다.
 

[그래픽=아주경제]

◇바이트댄스·알리바바, 게임·핀테크 시장서 텐센트와 '격돌'

전문가들은 향후 텐센트가 신흥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에 맞닥뜨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는 바이트댄스다. 바이트댄스는 전 세계 10~20대 사이에서 틱톡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업이다. 설립 초기엔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라는 뉴스앱으로 주목을 끌었는데,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이용자들의 선호도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뉴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콘셉트로 가입자를 늘려갔다.

이렇게 ‘핫’한 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최근 텐센트가 장악하고 있는 게임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는 바이트댄스가 게임 사업을 위한 1000명의 사업팀을 구성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바이트댄스가 해외마케팅 전문 인력과 3D캐릭터 디자이너 등 인재를 영입했다”며 “게임은 이르면 올봄에 출시될 것이며, 2개의 신작을 중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바이트댄스의 게임 시장 진출 준비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텐센트의 강력한 ‘미래 먹거리’로 꼽히고 있는 핀테크와 클라우드 사업에서는 알리바바라는 거대한 경쟁자가 버티고 있다. 중국 온라인 결제 플랫폼 1위인 알리바바의 금융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을 따라잡기엔 아직 역부족이다.

앤트파이낸셜은 최근 위챗페이의 부가 기능인 ‘미니프로그램’과 같은 기능을 자사의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에 추가하고 있다. 앤트파이낸셜에 따르면 호텔 예약, 세금 납부 등 최근 업그레이드를 통해 공개한 알리페이의 미니프로그램은 현재까지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6억명에 달한다.

클라우드 시장의 경우, 중국 내 점유율을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알리클라우드를 넘어서는 것은 텐센트에겐 장기적 도전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클라우드 시장에서 알리클라우드는 46.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텐센트클라우드 점유율은 18%에 불과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텐센트의 경쟁이 마치 실리콘밸리의 IT 공룡 간 경쟁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수년 전부터 막대한 현금으로 무장한 아마존부터 페이스북까지 서로 사업 영역을 넘나드며 격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베이 세른 링 애널리스트는 "대형 인터넷 기업들은 모두 거대한 덩치를 지렛대 삼아 주력 사업분야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며 “핵심 사업부문을 강화하면서 주변 사업에서의 경쟁도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회사 웨원 갑질 논란도 ‘위협요인’

텐센트의 숨은 ‘효자’ 웨원은 최근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텐센트가 쌓아온 이미지를 갉아먹고 있다.

웨원은 계약된 작가가 810만명, 보유한 작품은 1220만건에 이르는 중국 최대 온라인 출판업체다. 최근 빠른 성장세와 매출 증가 등으로 텐센트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그런데 지난달 경영진 교체과정에서 작가들에게 작품의 판권을 웨원에 양도하라는 계약 내용이 공개됐다. 당초 웨원을 이끌던 수장 우원후이(吳文輝) 최고경영자(CEO)는 유료 콘텐츠를 통해 얻은 수익을 작가와 배분했었다. 반면 지난달 28일 우 CEO가 물러난 자리에 앉은 청우(程武) CEO는 콘텐츠를 무료로 전환했다. 광고 수익과 인기 작품을 영화·드라마로 제작할 때 얻을 수 있는 판권 수익을 최대 주요 수입원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웨원은 작가들에게 판권 양도를 강요했다. 게다가 계약서에는 판권 수입도 작가에 배분하지 않겠다고 기재돼 있었다. 작가와 독자들은 이런 웨원의 계약이 갑질이라며 분개했다.

지난 5일에는 웨원 소속작가들이 사이트에 연재 중이던 작품 업데이트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일파만파로 커지는 논란에 웨원은 수정된 계약서를 공개하고, 작가들의 권익을 보장해주겠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상처가 난 이미지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웨원의 새얼굴인 청 CEO가 텐센트 부사장이기 때문에 타격이 더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국 시나재경에 따르면 다수 중국 누리꾼들은 이번 웨원 사건을 ‘대기업의 횡포’라고 칭하며, 텐센트를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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