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몰리는 '블랙수면방'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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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
입력 2020-05-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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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문자들 "팬데믹까지 버텨라" 동선 숨기기

'이태원 클럽' 방문자가 다녀간 곳으로 확인된 서울 강남구 동성애 찜질방 '블랙수면방'이 집단감염의 새로운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강남구 등에 따르면 경기도 안양시와 양평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4일 오전 0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 30분까지 강남대로 114길 20 블랙수면방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블랙수면방은 동성애자들이 이용하는 사우나로, 동성애자들 사이에서는 성욕구 해소를 위한 1회성 만남의 장소로 잘 알려진 곳이다. 외모, 나이 등 까다로운 기준으로 방문자를 선별해 주말에만 수백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현재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블랙수면방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커뮤니티에 공개된 정보를 종합해 보면 블랙수면방은 45세 미만의 준수한 외모의 남성만 입장이 가능하다. 이외 문신을 하거나 흡연·음주자는 입장이 불가하다.

블랙수면방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접촉을 했다면 최소 수백명의 인원이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된 것이어서 이들로 인한 'N차감염'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방역당국이 블랙수면방 방문자를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여러 동성애 커뮤니티에서는 동선 공개에 부담을 느낀 성소수자들 간에 "펜데믹까지 무조건 버티라"는 황당한 조언도 나오고 있다. 블랙수면방 방문 여부가 공개될 경우 성소수자라는 낙인이 찍혀 사회적인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한 글쓴이는 '이태원이나 블랙 갔다온 애들 절대 검사 받으러 가지마'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밝힌 이 글쓴이는 "직장이면 무조건 버텨야한다. 어차피 안죽고 대구처럼 팬데믹 오면 동선공개도 안된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걸리길 빌자"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일 용인시 66번째 확진자와 안양시 32번째 확진자가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 5곳을 방문한 사실이 드러난 이후 추가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이태원 게이클럽 '킹클럽'을 비롯해 유명 클럽을 돌며 수천명의 인파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누적 확진자는 총 54명으로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서울 30명, 경기 14명, 인천 6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충북 2명, 부산 1명, 제주 1명이다. 감염 경로별로 분류하면 이태원 클럽 직접 방문자가 43명이고 가족·지인·동료 등 기타 접촉자가 11명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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