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기대 'AI 원격교육 플랫폼'... 구글 못 넘으면 미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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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5-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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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한국형 뉴딜로 2025년 417조 규모 에듀테크 시장 선점... 관련 일자리·스타트업 창출 기대

  • 교육계, AI 원격교육 플랫폼에 구글 에듀케이션 플랫폼 이상의 기능 기대

정부가 '한국형 뉴딜'의 일환으로 '인공지능 기반 원격교육지원 플랫폼(AI 원격교육 플랫폼)'을 구축해 관련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현재 온라인 개학에 이용 중인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 'EBS 온라인클래스', '한국교육학술정보(KERIS) e학습터'나 외산 영상회의 서비스 '줌', '팀즈(마이크로소프트)', '행아웃 미트(구글)'를 뛰어넘는 통합 AI 원격교육 플랫폼을 만들어 전 세계 '에듀테크(교육+기술)' 시장을 선점하고, 원격 공·사교육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현재 구축된 교육 플랫폼을 얼마나 넓힐지는 관련 부처에서 내놓은 제안이 있지만 확정하지는 않았다. TF와 관계부처가 협의해 6월 중 (AI 원격교육 플랫폼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 서울 영풍초등학교에서 한 교사가 원격교육 수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5년 뒤 417조 에듀테크 시장... 한국은 중국·미국에 뒤처져

에듀테크는 AI와 같은 첨단 ICT 기술을 활용해 기존 오프라인 교육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미래 산업이다. 학교·학원에 가지 않아도 교사를 만나서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선생님과 AI가 함께 학생을 평가해 학습자의 수준을 판단하고 취약점을 찾아낸다. 일부 AI는 학생이 제출한 과제가 타인의 과제를 베꼈는지까지 파악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에듀테크 시장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에듀테크 시장은 2018년 1530억달러(약 186조원)에서 2025년 3420억달러(약 417조원)로 2배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교육이 활성화되면서 급성장이 예상되는 몇 안되는 산업군 중 하나다.

전 세계 에듀테크 투자액 1위인 중국은 에듀테크 업계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은 중국을 따라잡기 위해 지난해 역대 최고액인 16억6000만달러를 에듀테크에 투자했다.

국내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2018년 3조8500억원으로 추산된다. 매년 3~5%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중국, 미국 등 전 세계 에듀테크를 선도하는 국가에 비해 성장세가 낮고, 영세 사업자 비중이 5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정부의 AI 원격교육 플랫폼이 상용화되면 대교·웅진씽크빅·교원·메가스터디·재능교육·에스티유니타스 등 국내 에듀테크 업체의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어메이징토커(대만), 닐잉글리쉬(한국)와 같은 원격 사교육 스타트업 창업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학생의 시험과 과제에 부정이 있는지 찾아내는 한국판 '체그'도 생겨날 전망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가 인도 원격교육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사진=구글 제공]

◆시스템 구성은 미정... 교육계 "구글 벤치마킹 하라" 강력히 요구

AI 원격교육 플랫폼은 그동안 선생님이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교육 콘텐츠를 전달하는 이러닝(e-Learning, 동영상 강의)의 한계를 뛰어넘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제공해 오프라인 수업을 일정 부분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코로나19와 같은 국난에 대비해 처음부터 전국 초·중·고등학생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시스템으로 구축된다. 온라인클래스와 e학습터는 방과 후 대안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10만명 이하 소규모 시스템을 300만명급 대규모 시스템으로 급격히 확대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일어났지만, AI 원격교육 플랫폼은 처음부터 대규모 시스템으로 구축해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AI 원격교육 플랫폼이 어떤 형태로 완성될지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없다. 사업 규모, 서비스 구성도, 민간과의 협력 등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있다. 다만 교육계 관계자들은 AI 원격교육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5년 전부터 관련 준비를 해온 구글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글은 원격교육의 시대가 올 것을 예측하고 '교육용 지스위트', '클래스룸', '폼', '잼보드', '교육용 VR·AR', '크롬북' 등으로 구성된 구글 에듀케이션 플랫폼을 5년 전부터 준비했다. 지스위트는 선생님과 학생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할 수 있는 영상회의 서비스(행아웃 미트)와 학습 자료를 통합 관리하는 자료실을 제공하고, 클래스룸은 학생들의 출결 상황을 관리하고 시간 별로 강의를 제공하는 온라인 교실의 역할을 한다. 원격 시험은 폼으로, 학급 전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과제는 잼보드로 진행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야외 체험수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 교육용 VR·AR을 활용해 현장에 방문한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크롬북은 학생들이 빠르고 안전하게 실시간 쌍방향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제공한다. 심지어 크롬북은 선생님이 학생들이 부정하게 온라인 수업과 시험을 이수했는지 감시하고 관련 조치를 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한국의 온라인 개학이 클래스룸을 대체할 수 있는 공공 LMS만 급히 만들고, 다른 서비스는 국내외 민간 서비스에 기댄 것과 대조적인 준비 상황이다.

이러한 준비로 구글 에듀케이션 플랫폼은 지메일, 유튜브, 플레이스토어의 뒤를 잇는 구글의 차세대 슈퍼 앱으로 급부상했다. 전 세계 클래스룸 이용자 수는 코로나19 이전 5000만명에서 이후 1억명 이상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미국 교육 시장에서 크롬북의 점유율은 60%가 넘는다.

IT 업계에선 AI 원격교육 플랫폼이 구글 에듀케이션 플랫폼만큼의 성과를 거두려면 성적 관리, 부정 방지 등 구글 에듀케이션 플랫폼이 제공하지 못하는 특별한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AI 원격교육 플랫폼에 곧 서비스 수명이 다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결합해 학생들의 전주기 성적 관리 기능을 제공하고, AI 기반의 부정방지 시스템을 추가해 학생들의 부정 수강·시험을 막는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설명이다.

AI 원격교육 플랫폼은 교육부와 산하 기관이 주도하고 국내 IT 업체가 이를 뒷받침하는 형태로 구축될 전망이다. 국가 프로젝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업비만 수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사업자 후보로는 교육 콘텐츠를 보유한 EBS와 교육 기술과 플랫폼을 가진 KERIS가 꼽힌다. 두 기관은 공공 LMS를 구축·운영하며 관련된 경험을 쌓기도 했다. 서비스 구축 업체로는 삼성SDS, LG CNS,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등 국내 클라우드 업체가 선정될 가능성이 크고, 이밖에 국내 에듀테크 업체가 부가 서비스 개발에 함께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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