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회사채 위기] ①부채 눈덩이 亞기업들, 코로나19발 신용경색에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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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4-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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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아시아 회사채 시장이 위기감에 휩싸였다.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저금리 환경 속에 막대한 부채를 쌓은 아시아 기업들이 심각한 신용위기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지난 수년 동안 글로벌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왔다.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덕에 이 지역 기업들은 싼값에 회사채를 발행해 자본을 조달할 수 있었다. 무디스는 아태 지역의 회사채 시장 규모가 현재 32조 달러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한다. 지난해에만 아시아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 발행액은 전년 대비 140% 급증했다. 기업들은 이런 부채를 기반으로 공항, 다리, 건물을 지어올렸다. 인프라 시설의 폭발적 증가는 수백만 시민들을 도시로 끌어들이면서 신흥국 경제성장률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부채에 의존하던 이 같은 발전 모델은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세계적 경제 마비가 장기화하면서 회사채 시장 경색이 심화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은 수직상승하게 됐다. 정크본드와 국채 수익률 격차는 2010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로 벌어졌고 신규 채권 발행도 얼어붙었다.

자본조달이 힘들어지면서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호주 마젤란파이낸셜의 해미시 더글라스 회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코로나19가 부채에 의존하던 기업들을 도산 위기로 몰고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 2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아태 지역 부채는 약 693억 달러(약 8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로이터는 최근 금융정보 제공업체 레피니티브의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 기록한 714억 달러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중국 에너지 공룡 시노펙은 오는 24일까지 24억8000만 달러어치 5년물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중국 전력망 회사인 국가전망의 3년물 회사채 8억9850만 달러어치도 이달 중 만기가 도래한다. 호주국립은행과 웨스트팩은행 등 호주 대형 은행들도 2분기 안에 차환해야 할 채권이 31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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