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노사, 상반기 경평 감축안 합의…"코로나19 집중"

교차판매 등 대면영업 부문 6개 지표 평가 유예

IBK기업은행 노사가 영업점별 상반기 실적 목표 달성치를 대폭 완화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 코로나19 소상공인 특례대출에 집중하자는 차원에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노사는 영업점 성과를 평가하는 핵심평가지표(KPI) 가운데 대면영업으로 실적을 올려야 하는 주요 지표 6개에 한해 상반기 평가를 하지 않기로 최종 합의했다. 성장기반 부문의 일반예금과 적립식예금, 기업고객관리 부문의 제안영업과 기업교차판매, 개인고객관리 부문의 개인교차판매와 자산관리고객수 등 6개 지표가 대상이다.

이와 함께 성장지원 부문의 퇴직연금에 대한 실적 목표치는 전년 대비 70%, 수익성 부문의 비이자수익은 50% 감축하기로 했다. 외국환·신용카드 지표는 30% 줄인다. 충당금적립전이익, 개인영업수익, 기업신규고객수, 핵심고객수, 핵심예금, 주택도시기금상품 등은 15% 하향 조정한다. 기업은행은 지난 20일 내부 공지망을 통해 이 같은 합의안을 전국 영업점에 전달했다.

기업은행 노사가 KPI 달성 목표 감축안에 합의한 것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특례대출 집행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기업은행 고위 임원은 "소상공인 대출 한도가 3000만원이므로 총 공급해야 하는 대출 건수는 20만건에 육박한다"며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지원에 몰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 기업은행은 코로나19 사태가 커지자 오는 6월 말까지 KPI 35개 항목 가운데 13개 지표에 대한 실적 목표치를 15% 줄이기로 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은행의 이 같은 조치로는 정책금융에 집중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했고, 지난 13일 시작한 1분기 노사 협의회에 안건으로 올려 교섭에 들어갔다. 윤종원 기업은행장도 최근 진행한 취임 100일 기념 서면 기자간담회를 통해 KPI 추가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업은행이 경영평가를 유보하면서 다른 국책은행과 시중은행들이 동참할지 주목된다. 금융권 노사정은 지난 6일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에 속도를 내기 위해 경영평가를 유보하거나 완화하기로 공동 선언했다.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기업은행 및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주택금융공사 등 공공금융기관, 시중·지방은행 등이 참여했다.
 

[사진=IBK기업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