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부패스캔들 현장 시찰…최악 위기 속 기강 다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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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4-21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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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시성 '불법별장' 문제 지역 방문

  • 시진핑 "교훈 삼아 잘못 답습 말라"

  • 경제위기·민심악화 다독이기 행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산시성 친링 자연보호구 시찰 도중 마주친 행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신화통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과거 부패 스캔들에 연루됐던 지역을 시찰하며 실수를 답습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은 가운데 당 간부와 관료들의 기강을 다잡고 악화한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2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산시성 시안 근처의 친링뉴베이량(秦嶺牛背梁) 국가급 자연보호구의 생태 보호 현황을 점검하고 인근 마을을 방문해 탈빈곤 사업을 강조했다.

이번 지방 시찰은 지난 17일 -6.8%라는 충격적인 1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직후 이뤄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천 명이 사망하고 경제 상황까지 악화하면서 시 주석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올해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공약도 달성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런 시기에 시 주석이 지방 시찰에 나선 데 대해 신화통신은 "특수한 장소가 연상을 불러일으키고 각급 당원·간부를 각성하게 만든다"며 "자연 생태와 정치 생태라는 두 가지 '생태' 건설은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평론했다.

친링 자연보호구는 1000여채의 호화 별장이 불법적으로 지어졌던 곳이다. 신화통신은 "한때 친링의 자연 생태는 불법 별장 문제로 훼손된 바 있다"며 "소위 문화 관광 프로젝트라는 명분으로 친링 북쪽 기슭에서 불법 부동산 개발이 이뤄져 국가 공원이 개인 화원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2014년부터 6차례에 걸쳐 별장 철거 지시를 내렸지만 자오정융(趙正永) 당시 산시성 서기 등 전·현직 간부들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불법 별장은 2018년에야 철거됐고, 눈 밖에 난 자오 전 서기 등은 부패 혐의로 줄줄이 낙마했다.

시 주석은 이번 시찰 기간 중 "친링의 불법 건축물은 하나의 큰 교훈으로 산시성 간부들은 이 교훈을 잘 이해해 절대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경제 위기와 민심 악화로 사회 혼란이 가중된 만큼 당과 중앙·지방정부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신화통신은 "올해는 전면전 샤오캉 사회와 13·5(13차 5개년 계획)를 마무리하는 해"라며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격전을 치러야 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이 증대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유례 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탈빈곤 공격전도 긴박해졌다"며 "조금이라고 거짓되게 대응해서는 안 되며 절대적으로 단단한 태도로 실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2018년 친링 자연보호구 내에 지어졌던 불법 별장들이 철거되는 모습(위)과 철거 뒤 조성된 공원 전경. [사진=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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