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혼란 속 존재감 드러낸 '구글 클래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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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0-04-2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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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 잦은 공공 LMS와 달리 쾌적한 교육 서비스 제공... 유튜브·플레이스토어 뒤이을 구글의 차세대 '슈퍼 앱'

온라인 개학 이후 EBS 온라인클래스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e학습터의 간헐적인 장애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학생들과 달리 서울 마포구 숭문중학교 전교생 500여명은 별다른 불편 없이 원격수업을 받고 있다. 온라인클래스, e학습터 등 공공 학습관리시스템(LMS) 대신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희정 숭문중 교감은 "원격교육 시범 학교로 선정된 후 2~3년 동안 만반의 준비를 했다. 모든 학생에게 사전에 클래스룸 접속용 구글 아이디를 배포하고, 학교 홈페이지와 클래스룸을 연결해 학생들이 빠르게 원격수업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 개학에 앞서 선생님들에게 클래스룸 이용법과 강의 동영상 제작·배포 방법을 교육한 게 주효했다"고 온라인 개학의 성공비결을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A 중학교의 선생님은 "온라인클래스와 클래스룸을 두고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클래스룸의 손을 들어줬다. 많은 학생이 몰려도 서비스가 느려지거나 끊기지 않고 용량 제한 없이 강의 동영상과 자료를 올릴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현재로선 해외 IT 서비스인 클래스룸과 줌을 이용해 원격교육을 진행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교육의 확산으로 미국, 이탈리아 등을 석권한 구글 클래스룸이 국내 원격교육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5000만명 수준이었던 전 세계 클래스룸 이용학생 수는 현재 1억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러한 접속자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클래스룸에서 장애가 일어났다는 지적은 나오지 않았다. 구글이 개발 초기부터 지메일, 유튜브 등 10억명이 넘는 이용자 수를 보유한 슈퍼 앱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슈퍼 앱'으로 기획해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클래스룸 등장 전만 해도 원격교육의 핵심으로 평가받은 LMS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에드모도', '블랙보드', '무들' 등 많은 오픈소스 LMS 연합이 원격교육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전 세계 교육 기관과 합종연횡을 꾀했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LMS와 달리 인터넷에 연결만 되면 사용할 수 있는 구글 클래스룸은 전 세계 초·중·고등학교를 고객으로 확보하며 오픈소스 LMS와 시장을 양분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현재 고려대, 세종대, 한양대 등 국내 주요 대학들은 블랙보드를 활용해 자체 LMS를 구축하고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들 연합의 국내 파트너인 유비온은 무들을 활용해 온라인클래스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선 이대로 두면 국내 LMS 시장도 앱, 동영상 시장처럼 구글 천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 IT 인력을 보유한 대학교는 학사 일정에 맞게 최적의 LMS를 설계할 수 있는 오픈소스 LMS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IT 인력이 없는 초·중·고등학교는 가입만 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인 클래스룸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구글의 원격교육 시장 점령을 막으려면 정부가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공공 LMS에 대규모 예산을 투자해 전국 초·중·고등학생이 접속해도 오류가 일어나지 않는 대규모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일 오전 세종시 어진동 연세초등학교에서 열린 온라인 입학식에서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이 영상으로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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