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바뀌는 증인들의 말....검찰에게도 녹록지 않은 '법원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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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04-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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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동안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내용은 모두 검찰의 일방적 주장"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수사내용이나 오늘 기소된 내용은 모두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변호인을 통해 밝힌 입장이다.

지난해 8월 시작된 이른바 '조국 사태'는 5촌 조카, 동생,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구속기소로 이어져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진행형이다.

다만 '조국 일가' 재판에 나온 증인들의 말은 그간 쏟아졌던 '검찰의 말'과는 다른 내용들이 나오고 있다. 이 증인들은 모두 '검찰 측 증인들이다'.

현재까지는 누구의 말이 맞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검찰의 일방적 주장이 아닌 '조국 일가'의 말까지 들을 수 있는 재판은 '일방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법원의 시간'에서 드러나고 있는 사실들을 되짚어봤다.

▲ '스모킹건' 사라진 업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는 같이 서는 '조국 부부'

오는 17일 조 전 장관의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된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겹치는 혐의들이 있어 두 사람이 같은 재판정에 서는지 여부를 두고 다양한 분석들이 나왔다.

조 전 장관의 재판부인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정 교수의 혐의만 분리할 것인지 여부를 4월 3일까지 결정해달라고 했지만, 변호인들이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으면서 결국 두 사람은 같은 법정에 서게 됐다.

일단 변호인들이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추측만 난무한 상황, 하지만 정 교수의 재판정에서 나왔던 '강남 건물주' '꾸기 문자'와 같은 검찰의 언론플레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같은 재판정에 서는 결정을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조 전 장관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관련해 '스모킹건'이었던 박형철 전 비서관이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의 감찰이 사실상 종료됐기 때문에 조국 당시 민정수석은 특별감찰반의 후속조치를 방해할 수 없다"고 말을 바꾸면서 검찰로서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사진=연합뉴스]


▲ '직인 날인' '다른 상장 캡처'…자꾸 꼬이는 검찰의 스텝

지난 1월 22일 첫 공판부터 '표창장 위조'와 관련해 두 개의 공소장이 접수된 것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는 치열한 공방이 진행됐다.

검찰은 이에 대해 "국민 관심이 집중돼 수사과정상 작은 오류가 여러 가지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적법절차를 다른 어떤 사안보다 확실히 하고 인권침해 없는 절제 수사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반박에 나선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건일수록 법과 원칙, 원리에 따라 운영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도 "기소 단계부터 (일었던) 사회적 논란과 인사청문 직전 공소제기가 이뤄지면서 밝혔던 것을 증거로 판단하는 게 첫 번째"라고 했다.

전임 재판부(송인권 부장판사)는 '이중기소' 여부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당시까지 공소장 외에 재판부가 참고할 만한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관 정기 인사로 재판부가 교체됐음에도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해 9월 7일 SBS가 검찰이 확보한 컴퓨터에서 동양대 총장의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고 보도한 내용이 오보로 밝혀지면서 이같은 논란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보도는 조 전 장관의 청문회 당일 있었던 정 교수에 대한 기습기소를 정당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전임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현재 재판부도 검찰의 1·2차 공소에 대해 "최초 기소는 (총장직인을) 직접 날인했다는 것으로 돼 있고, 두 번째는 (직인 파일을) 스캔해서 임의로 만들어 위조했다는데 사실은 하나일 수밖에 없다. 어떤 방식으로 위조를 증명하려는 건지 분명하게 밝혀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재판부의 주문에 검찰로서는 미뤄왔던 공소권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날인'을 했다는 1차 기소를 취소할 경우 기습기소 논란을 피할 수 없고, 2차 기소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강사휴게실 컴퓨터'가 위법수집증거 논란에 빠지면서 선택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강사 휴게실 컴퓨터 임의제출과 관련해 "불러주는 대로 써라"라고 검찰이 말한 정황까지 검찰 측 증인의 입을 통해 확인되면서 재판부가 향후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증인들의 한 마디… "기억나지 않는데... 수사 과정에서 알았다"

5촌 조카 조범동씨의 재판부터 부인 정 교수의 재판까지.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은 공통적으로 "수사과정에서 사실을 알았다"는 발언을 했다.

최근 정 교수의 재판에 나온 KIST의 이모 박사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이미 2011년에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정확히 기억할 수 없다는 것.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제시된 메일이나 언론 기사 등을 통해 그 당시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나온 증인들 대부분은 검찰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당시의 상황에서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사실 자체를 모른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조씨의 재판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링크PE의 경우 애초 지난해 보도가 될 당시에는 정 교수가 '실소유주'라는 의혹 보도가 끊임없이 나왔지만, 재판에 나온 증인들은 오히려 의아해하기도 했다.

또 재판이 진행되면서 검찰은 오히려 '실소유주는 조범동', 정경심은 공범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송인권 부장판사가 떠나기 전 "정 교수가 사모펀드에 넣은 돈은 투자가 아닌 대여로 보인다"고 말하면서 이 부분은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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