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사무실 풍경…주4일제에 전화 면접도 등장

백준무 기자입력 : 2020-04-13 05:00
삼성전자, 사내 잡 포스팅 비대면 실시…주40시간 충족하면 주4일도 가능 LG그룹, 일 8시간 자유롭게 근무하는 '플렉시블 출퇴근제' 운영 SK그룹, 스마트워크 체제…스스로 근무시간 설계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대기업들의 사무실 풍경도 바꾸고 있다. 재택근무에 이어 제한적인 주 4일 근무제가 등장하는가하면 면접 또한 통화로 대체됐다. 임직원 간 대면 접촉을 줄여 사내 감염을 선제적으로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잡 포스팅(job posting)'을 비대면으로 실시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면접 과정은 전화를 통해서 진행된다.

잡 포스팅은 삼성전자 사내 직무전환 제도다. 인력이 필요한 부서가 사내 시스템에 공고를 올리면 임직원들이 지원해 원하는 사업장이나 부서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3년간 2000여명의 직원이 이를 통해 직무를 바꿀 정도로 호응도도 높다.

삼성전자가 잡 포스팅을 비대면으로 전환한 것은 코로나19의 사내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회의와 보고 등 대면 업무 상당수도 유선으로 대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다수의 해외 사업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인도 노이타 스마트폰 공장과 첸나이 가전 공장은 14일까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세탁기 공장과 폴란드 브롱키 가전 공장은 19일까지 가동을 멈춘다. 다음주부터는 미주 최대 공장 가운데 하나인 멕시코 티후아나 TV 공장도 '셧다운'에 들어간다.

국내 사업장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난달 경북 구미의 무선사업부 생산라인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구미사업장 소속 임직원 중 대구 거주자 1300여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지시에 이어 코로나 전수 조사도 실시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사실상의 주 4일 근무제도 실시하고 있다. CE(소비자가전) 부문과 IM(IT·모바일) 부문 직원을 대상으로 일일 최소 근무시간을 다음달까지 한시적으로 폐지한다. 이에 따라 주 40시간 근무를 충족할 경우 하루는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기업들 역시 코로나 확산에 선제적인 조치로 대응하는 중이다. LG전자는 이달부터 해외에서 입국한 가족이나 동거인이 있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2주간 재택근무를 시행한다.

LG그룹의 다른 계열사들 역시 임산부나 초등학생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하거나 유급휴가를 부여하고 있다. 일 8시간 근무를 하되 출퇴근을 앞당기거나 늦출 수 있는 '플렉시블 출퇴근제' 역시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SK그룹 계열사들은 지난달까지 실시했던 재택근무를 마치고 이달부터 '스마트워크' 체제로 전환했다.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할 필요 없이 임직원 각자가 근무시간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협업이 필요한 업무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의 '협력 시간'을 통해서 진행한다. 기존에 운영해 온 자율좌석제는 역학조사나 방역에 대비해 지정좌석제로 전환했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국내에도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제가 적극 도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신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협업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대면 소통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최태원 SK 회장도 지난달 재택근무 제도와 관련해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데이터 축적 등을 통해 체계적인 워크 시스템으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재택근무가 국내 대기업 사내 문화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본다. 재계 관계자는 "전면적인 유연근무제가 도입되기까지는 보안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대면 접촉이 필수인 유통이나 생산 등의 분야에서는 도입이 쉽지 않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이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화상회의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다.[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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