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실업대란 현실화] ‘지원은 언제?’... 항공업계 붕괴 시작, 후방 산업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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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04-13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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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타포트 폐업수순... ‘200여명 임직원 길거리 내몰릴 위기’

  • 여행·숙박 등 후방산업도 살길 ‘막막’... 정리해고설도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본 항공업계의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글로벌 항공업계의 ‘5월 위기설’이 제기된 가운데, 이보다 한달 앞서 국내 항공업계의 붕괴가 시작된 셈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일본의 경제도발 등에 이어 가장 먼저 코로나19 피해의 당사자가 되면서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이스타포트 폐업수순... ‘200여명 임직원 길거리 내몰릴 위기’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상조업사 이스타포트가 폐업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모회사인 이스타항공이 최근 이스타포트 전 지점과 계약을 해지했다. 직원이 200여명에 이르는 이스타포트는 이스타항공의 여객조업만을 담당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제주항공이 자회사까지 떠안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주항공은 이미 자체 지상조업사인 ‘자스(JAS)’를 보유한 상태다. 300명이 넘는 규모의 회사다.

이스타포트 한 직원은 “밀린 급여 등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며 “어려운 상황 함께 넘기자고 서로 격려했는데 상심이 크다”고 호소했다.

이스타항공도 인력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다. 일반직 등 전 직원 1600여명을 대상으로 22% 수준인 300명 안팎을 구조조정한다. 1∼2년 차 수습 부기장 80여명은 이미 지난 1일자로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4일부터 모든 국내·국제선 운항을 중단했다. 보유 중이었던 항공기 23대 중 2대를 반납했으며, 8대도 리스 계약을 종료한다. 임직원 급여도 2월에는 40%만 지급했고 3월에는 아예 주지 못하고 있다.

이스타항공과 같은 저비용항공사(LCC)뿐만 아니라 국내 1, 2위의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 신세다.

대한항공은 오는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 6개월간 직원 휴업에 들어간다. 부서별로 필수 인력을 제외한 여유 인력이 모두 휴업을 하는 것을 원칙이다. 대상이 전체 인원의 7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더해 이달부터 경영상태가 정상화될 때까지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 횟수가 평시 대비 90%가량 감소했으며, 현재 보유 여객기 145대 중 100여대가 운항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적자와 부채 규모는 인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커지고 있다. 실제 현산은 일단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대출금 만기 상환 연장, 금리 인하 등을 요청해 급한 불끄기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1분기에만 3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지금 아무리 돈 많은 항공사도 6개월 서 있으면 돈이 안 돌아간다”면서 “리볼빙(차환)이 어려워 정부에 신용 보강을 요청했는데 아직 정부나 은행에서 패러다임이 안 잡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여행·숙박 등 후방산업도 살길 ‘막막’... 정리해고설도
항공업계가 흔들리자 후방산업이라 할 수 있는 숙박·여행업계도 살길이 막막해지고 있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예약 급감으로 호텔업계가 본 피해는 지난 3월에만 5800억원에 이른다.

최근 여행업계 국내 1위 하나투어 등도 대규모 정리해고설이 나오면서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면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의 여행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각 지방자치단체나 자치구에 폐업을 신고한 국내·국외일반 여행사는 192곳이다. 매일 2곳 이상씩 폐업을 한 셈이다.

조춘순 한국항공협회 부회장은 “지난달 국내 항공업계의 국제선 여객은 평년보다 96%, 국내선 여객은 60%까지 떨어져 사실상 셧다운 상태”라며 “업체가 아닌 업계가 살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21대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일인 10일 오후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전광판에 사전투표 관련 정보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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