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관론 돌아선 버냉키 "V자 반등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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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04-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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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태 확대에 "1~2년 침체 지속" 전망 수정...'2차 대공황설'은 일축

  • "올여름 부분 해제·가을 재봉쇄...백신 개발까진 정상활동 어려워"

  • "재정책, 부양 아니라 긴급구호·생존전략" 추가 부양 필요성 역설

코로나19 경제 여파에 대한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전망이 180도 돌아섰다. 앞서 내놨던 빠른 경기 회복을 의미하는 'V자 반등' 전망을 철회하고 향후 1~2년가량 "매우 매우 어렵고 끔찍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7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버냉키 전 의장은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경기 회복이 급격하진 않을 것"이라며 "(경제가) 정상적으로 바로 돌아오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바이러스가 갑자기 사라진다고 해도 점진적으로 경제 활동을 재개할 수밖에 없고, 이후 경제활동이 더욱 느려지는 시기가 뒤따를 것"이라며 "매우 매우 어렵고 끔찍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앞서 지난달 25일 CNBC에서 밝힌 견해와 정반대로 돌아선 입장이다. 당시 그는 "1930년대의 공황보다는 대형 눈보라에 가깝다"면서 "가파르고 깊은 침체가 있겠지만, 꽤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냉키의 견해가 뒤바뀐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확대에 따라 경제활동 중단 여파가 예상보다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2주 전 인터뷰에서도 "경제 구조가 망가진 것이 아니기에 감염 확산만 잘 막으면 금세 경기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서 정부의 통화·재정정책보다 방역정책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버냉키는 최근 미국의 심각한 상황을 반영해 "얼마나 나쁠 것이냐는 지속 기간에 달렸다. 더 오래 끌수록 빨리 회복하기도 어렵다"며 "금융시장의 혼란은 잦아들었지만, 실물 경기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재넛 옐런 전 의장과 마찬가지로 올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분기보다 30% 이상 위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현 상황에서 올여름쯤 경제 봉쇄를 부분적으로 풀 것이 유력하지만, 확산세가 재발한다면 가을에 다시 경제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올 한해는 미국 경제에 매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해나 두 해 정도 모든 게 잘 돌아간다면 상황은 상당히 나아질 것"이라면서 두번째 대공황 가능성은 일축했지만, 결국 개발에 18개월가량 걸린다고 알려진 백신이 나올 때까지 정상적인 경제활동은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미국 정부와 연준의 공격적인 대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재정정책은 부양책이 아니라 긴급구호"라며 "사람과 기업이 살아남아서 향후 경제를 재개했을 때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생존전략"이라고 강조해 추가 부양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전날 버냉키의 후임자인 재닛 옐런 전 의장 역시 NBC에서 "미국 실업률이 이미 12∼13%에 이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경제 활동이 급격히 위축했고 몹시 충격적"이라면서 미국 GDP가 연율 기준 최소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9월 미국 CBS의 인터뷰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한 (왼쪽부터)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과 재넛 옐런 전 의장, 벤 버냉키 전 의장. [사진=CBS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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