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매각 추진…업계 "이통 3사 관심 없어 유찰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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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0-04-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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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시국에 매각 추진…"이통 3사 관심 없다"

  • 업계, 유찰 가능성 제기… 딜라이브 등 영향 예상

현대HCN 사옥 전경. [사진=현대HCN]


현대백화점그룹의 케이블TV 사업 부문인 '현대HCN' 매각과 관련해 통신사들의 '가성비' 따지기가 시작됐다. 현대HCN을 인수할 경우 케이블TV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업계 순위 변동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동시에 적지 않은 총알을 장전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티브로드와 CJ헬로 인수 후 성과를 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어서, 당장 현대HCN에 관심을 두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종합유선방송 사업자인 현대HCN의 '방송·통신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이달 중 경쟁 입찰을 시작해 11월 1일로 예정된 분할기일까지 윤곽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현대HCN은 2019년 상반기 기준 가입자 134만5365명, 시장점유율 4.07%로 케이블TV 업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 노른자위인 강남·서초지역 가입자가 많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다. 부채비율이 높은 업계 3위 딜라이브보다 낫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통 3사 중 한 곳이 인수하면 유료방송시장이 재편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업계의 예상과는 달리 현대HCN에 대한 이통 3사의 관심은 지극히 낮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와 낮은 콘텐츠 품질 등 케이블TV 시장의 한계를 고려할 때, 5000억~7000억원 규모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말 현대HCN 매각설과 관련해 SK브로드밴드와는 무관하다는 공시도 있었다"며 "티브로드를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나서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딜라이브와 계속 엮이는 KT나 LG헬로비전 출범 후 광폭 행보 중인 LG유플러스는 "아예 입장이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앞서 유료방송 합산 규제에 발목을 잡혔던 KT는 기존 사업 부문 성장에 더 매진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운다. 현재 규제는 일몰됐지만, 재논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가운데 정부, 특히 공정거래위원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000억원을 들여 CJ헬로를 인수하고, LG헬로비전의 색깔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업계에선 유찰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유찰될 경우 딜라이브 매각 건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셈법이 복잡해진다. 케이블TV 업체들끼리 합쳐 몸집을 키우거나 새로운 결합 상품을 내놓는 등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 측도 매각으로 방향을 잡은 이상 쉽게 물러서진 않겠지만, 경기나 시장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가성비 차원에서 이통 3사가 느끼기에 크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SK브로드밴드와 LG헬로비전의 통합 효과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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