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전쟁] "코로나발 불황에 반등폭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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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0-04-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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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국제유가가 미국 대통령 한마디에 반짝 강세를 보였지만, 앞으로도 반등폭은 제한적일 거라는 전문가가 많다. 코로나발 불황이 전 세계 경기 전망을 추락시키고 있고, 대규모 감산을 놓고 주요 산유국 간 이견도 여전하다.

7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자료를 보면 글로벌 석유 수요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하루 600만배럴, 16만4000배럴씩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1분기 5억4000배럴, 2분기 14억7000배럴 내외의 재고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IHS는 올해 초 기준 글로벌 저장시설 용량을 대략 12억배럴 내외로 추정하면서 저장시설 한계 등을 감안하면 1000만배럴 규모의 강제 생산 감축 또는 감산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에 국제 유가(인도분 서브 텍사스산 원유(WTI) 기준)가 주간 기준 역대 최고 상승률(32%)을 기록해도 지난해 최고점(배럴당 66.30달러) 대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유가 전쟁 중재자로 나섰다. 지난 2일(현지시간) 자산의 트윗터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1000만배럴의 원유 감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며 감산 규모가 1500만배럴에 이를 수도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4일에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자국 에너지 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원유 수입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다만 주요 산유국들은 대규모 감산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라 각국간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주 며칠 내로 사우디와 러시아 간 산유량 감축을 발표하리란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장담과 달리 주요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화상회의 일정을 기존 6일에서 9일로 연기됐다.

역설적이게도 관건은 미국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두 유가 안정화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그 해법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며 "우선 사우디와 러시아는 그동안 합의에서 제외된 미국까지 동참하는 감산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셰일 오일 감산 여지를 일축하고 오히려 관세 부과 가능성을 예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OPEC+를 중심으로 소집되는 긴급 회동을 두고 미국 측의 참여 의사 표명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코로나발 불황도 유가 안정화를 가로 막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시장 기대대로 OPEC+ 감산합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국제 유가의 추세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원유 수요가 20%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줄어든 수요는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생산량을 합한 것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OPEC+ 감산 합의는 국제유가 하방선을 지지하는 역할 밖에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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