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떨어져서” 코스닥 기업 전환사채 만기전 상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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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04-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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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사채(CB)를 발행한 코스닥 기업들이 밀려오는 만기 전 상환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확대로 주식시장이 위축되면서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할 이유가 없어진 탓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연초 이후 5일까지 전환사채 만기 전 취득 공시는 169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17건 대비 44.4%(52건)가 증가한 수치다. 2018년(62건) 대비로는 172.58%(107건) 늘었다.

CB는 옵션으로 발행한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CB 투자자는 주가가 상승하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 즉, 전환가액이 현재 주가보다 낮으면 주식으로 전환한 뒤 매도해 이익을 챙길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주가 하락 폭이 커지면서 전환가액 밑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아예 주식 전환을 포기하고 원금과 이자를 받는 조기상환 요청에 나선 것이다.

최근과 같이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반영해 낮은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전환가 조정(리픽싱)이 이뤄진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들어 전환사채의 시가조정이 이뤄진 건수는 132건에 달한다. 올들어 주가가 하락하면서 재조정이 이뤄진 것이다. 조정액 감소율은 평균 -13.59%로 나타났다.

문제는 CB를 발행한 기업들이 대부분 자본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상장사들은 CB조기상환요구에 자기자금을 투입해 급한 불을 끄고 있다. 다른 CB를 발행해 자금을 모아 대응하는 상장사들도 있다. 하지만 일부 상장사들은 돈 대신 주식이나 채권 등 ‘대물’로 변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한국코퍼레이션은 지난 3일 기한이익상실로 30억원 규모의 CB 조기상환 요구가 들어오자 회사가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 주식 249만6878주로 대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CB 기한이익 상실 발생 사유는 △발행회사나 최대주주의 계약 위반 △원금 및 이자 지급 의무 불이행 △발행회사 대표이사 및 이사의 불법행위 적발 △허위계약서 작성 등이다. 또 제이스테판도 100억원 규모의 CB 조기상환이 들어오자 보유 중이던 종속회사(지오닉스)의 회사채 100억원으로 상환했다.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코스닥 조정이 장기화할 경우 CB 조기상환 요구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금여력이 없는 기업들의 경우 향후 무더기 퇴출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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