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누르니 전세가 튄다....서울 전세 매물 '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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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0-04-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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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 서울 평균 전셋값 4.5억 돌파

전세 수요와 공급이 엇박자를 내면서 서울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준전세 세입자는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려는 반면, 자금 여력이 있는 집주인은 월세로 전환하는 쪽을 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위축이 지속되면서 전·월세를 이용해 매매를 미루는 사례가 늘어나 전세 품귀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6일 KB국민은행 리브온 월간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지난달 4억5061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4억5000만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2·16 대책을 통해 고가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를 유지하겠다는 사람이 많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노린 청약 대기자도 늘면서 전세 수요는 계속 증가한 탓이다.

저금리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까지 낮추면서 세입자 입장에서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기는 쉬워졌지만, 집주인들은 낮은 은행이자와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감안해 월세를 선호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강동구에는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쏟아지는데도 전세가격이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동구는 지난해 말부터 입주물량이 1만2000여 가구에 달하지만, 전세가격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강동구의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지난해 3월 1753만4000원에서 8월 1711만1000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올 3월에는 1750만2000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상일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전용 85㎡는 올해 1월 5억4000만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지만, 3월에는 6억5000만원에 거래돼 2개월 만에 1억1000만원이 뛰었다.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60㎡도 올해 1월 4억2000만원에서 3월 4억8000만원으로 올랐다.

강남의 전셋값 상승폭은 더 크다. '신반포 자이' 59㎡가 지난 2월 11억원에 거래돼 2018년 4월(9억원)보다 2억원 올랐다. '아크로 리버뷰' 84㎡는 2018년 4월(10억~12억5000만원)보다 3억원 안팎 상승했다.

반면, 청약 1순위 거주요건 강화와 대규모 입주 예정 물량이 몰리면서 과천의 전세시장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과천 대장주'로 꼽히는 원문동 '래미안 슈르' 85㎡ 전세금은 지난해 말 10억원에서 3월에는 7억2000만원으로 3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과천주공 5단지' 104㎡도 지난해 12월 10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2월에는 7억원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여전히 공급이 부족해 전셋값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울 전세 시장은 재계약을 중심으로 수요가 움직여 매물이 많지 않은 상황인 데다 전세 매물 출시는 줄어들고 있다. 매매거래가 위축되고, 주택가격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까지 더해지자 전·월세로 남으려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출 규제와 아파트값 조정세 때문에 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을 뒤로 미루고, 집주인은 공시가 인상으로 인한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전셋값 급등으로 가계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정부의 대비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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