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3월 KPI에 '결제성 계좌' 지표 제외...코로나19 지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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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3-1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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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직원 성과를 평가하는 기준인 핵심성과지표(KPI)의 일부 수익성 항목을 3월에 한해 제외하기로 했다. 영업점 직원들이 코로나19 지원에 집중하라는 차원에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연간 KPI에서 이달치 '결제성 계좌' 지표를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이같은 결정은 지난 13일 전국 영업지점에 공지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KPI를 변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의 KPI는 크게 수익성, 건전성, 고객자산관리, 내실성장 등 4개 항목으로 나뉘는데, 결제성 계좌 영업 실적은 수익성 및 내실성장 항목에 속하는 주요 지표다. 결제성 계좌란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요구불예금 또는 저축성예금으로, 급여이체는 물론 신용카드 결제대금이나 공과금 납입대금 등에 대한 자동이체 계좌로 흔히 쓰인다. 고객을 주거래 고객으로 유치하는 '록인((Lock-in) 효과'를 낼 수 있어 수익을 내는 데 기반이 된다. 은행 영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탓에 직원들 사이에서 '영업 압박'이 큰 편이다.

우리은행이 결제성 계좌 지표를 제외한 것은 직원들이 영업 압박을 받지 않고 코로나19 지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결제성 계좌는 직원들이 직접 마케팅을 벌여 판매되는 경우가 많은데, 내점 고객이 급감하는 등 영업환경이 열악해진 상황에서 자칫 무리한 영업 행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IBK기업은행 직원들은 코로나19 피해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기업은행 지점을 찾는 고객은 대부분 코로나19 특별 대출을 받으려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인데, 직원들이 KPI 목표를 맞추기 위해 이들을 대상으로 일반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18일 윤종원 행장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기업은행은 KPI 가운데 13개 지표 목표치를 15%가량 하향 조정했지만, 윤 행장이 고발당한 뒤였다.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KPI 목표 하향 조정이 은행권에 퍼질지 주목된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검토에 들어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가 재난 상황에서 당장의 이익을 내는 것보다 은행 직원들이 한마음이 돼 피해 고객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우리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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