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시장 급락… 코스닥株 전환가액 조정 공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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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03-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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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전환사채(CB)를 발행한 기업들의 ‘전환가액 하향조정(리픽싱·Refixing)’ 공시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B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전환 주식이 늘어나 손해를 보는 일이 없다. 하지만 기존 주주는 전환되는 주식이 늘어 보유주식이 희석되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연초 이후 지난 13일까지 전환가액 조정 공시는 총 255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97건) 대비 29.44%(58건)가 늘어난 수치다. 전환가액이 조정되는 경우는 주가가 올랐거나 내렸을 때다. 최근 공시는 시장급락에 따른 주가 하락이 이유다.

전환가액 조정 공시는 2016년 321건에서 2017년 786건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데 이어 2018년에는 992건으로 26.2%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총 1144건으로 2016년 대비 256.38%가 늘었다.

공시 대부분은 리픽싱 공시다. 리픽싱이란 CB를 발행한 뒤 주가가 하락해 전환가액보다 낮아지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전환가액을 하향 조정해 더 많은 주식을 받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코스닥상장사 장원테크는 2498원이던 전환가액을 2132원으로, 멜파스는 1900원에서 1615원으로 낮췄다. 큐브앤컴퍼니도 전환가액을 2940원에서 2280원으로 조정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시장급락이 이유다. 연초 이후 지난 13일까지 코스닥 지수는 21.92%가 빠졌다.

하지만 기존 투자자들에게 있어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전환되는 주식들이 늘면 향후 주가 희석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공시 직후 주가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12일 전환가액 조정공시를 낸 큐브앤컴퍼니 주가는 13일 11.76%가 빠졌다. 엘아이에스는 장 마감 직전인 오후 3시 29분 전환가액 조정 공시가 나오자 막판 대규모 매도물량이 유입되며 주가는 급락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스닥 시장의 부진으로 중소형주 CB 전환가가 잇달아 낮아지고 있다”며 “전환가능주식 수가 증가하면 가치가 희석돼 기존 주주에게 피해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스몰캡 연구원은 “최근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전환가액 하향 조정은 앞으로 더 많아질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경우 당분간 우량주를 중심으로 투자하거나 소나기는 피한다는 마음으로 잠시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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