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의 속사정] 금호석화(상) '두 개의 태양'은 없다?…사촌 후계구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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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3-13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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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준경-박철완 상무 지분구도 막상막하...나란히 경영수업

  • 공동경영체제 합의 안되면 향후 '경영권 다툼' 불가피할듯

금호석유화학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가운데 박준경 상무와 박철완 상무가 나란히 후계 구도에 떠오르면서 차기 경영권에 눈길이 쏠린다.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경우 기업가치 하락과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주주들의 관심도 상당하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과 특수관계자 6인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 발행주식의 24.83%다. 현 박찬구 회장 외에 박준경 상무, 박철완 상무, 박주형 상무 등 오너 일가의 지분이 공고해 외부 경영권 위협에 안전하다는 평가다.

금호석화는 현재 박찬구 회장을 중심으로 공고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상장사의 주요 안건을 박찬구 회장 일가의 합의로 통과시킬 만큼의 주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상법 규정상 상장사의 주총 결의 요건은 크게 ‘보통 결의’와 ‘특별 결의’로 나눌 수 있다. 보통 결의 기준은 전체 주주의 4분의1 이상과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이다. 재무제표 승인 등 간단한 안건을 통과시키는 데 전체 주주의 25%에 해당하는 찬성표가 필요하다.

외부 경영권 위협은 낮지만 차기 후계 구도에 대한 시선은 다르다. 박찬구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상무와 박 회장의 사촌 조카인 박철완 상무의 진검승부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박준경 상무는 2007년 금호타이어 차장으로 입사해 금호개발상사를 거쳐 금호석유화학 해외 영업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5년 상무로 승진, 수지 해외 영업으로 경영수업을 받았다.

박철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3대 회장의 외아들이다. 현재 기준 보유지분 10.00%를 가진 최대 주주기도 하다. 2006년 아시아나항공에 과장으로 입사했고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등을 거쳐 금호석유화학 고무해외영업으로 경영수업을 받았다.

1978년생 동갑내기로 상무보라는 임원직에 오른 시기도, 상무로 승진한 무렵도 같아 동일한 위치에서 경영수업을 받으며 후계 자리를 경쟁하는 구도다.

경영 승계에 있어 현 총수인 박찬구 회장의 의지가 절대적이다. 박 회장이 후계자로 장남인 박준경 상무를 낙점할 경우 박찬구 회장의 지분 6.69% 중 일부를 물려주게 되면 최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다만 현 최대 주주인 박철완 상무가 7.9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나 49.44%를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일부와 세를 결합할 경우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과거 박삼구-박찬구 회장이 꾸렸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공동경영체제와 같은 방식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후계자 보유 지분이 비등할 경우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진통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며 “오너 일가 내에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 박준경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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