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노미' 막아라…감세ㆍ지원 쏟아지는 긴급부양(종합)

윤은숙·윤세미 기자입력 : 2020-03-10 17:26
트럼프 급여세 인하ㆍ기업 지원 등 카드 전격 꺼내 유가 전쟁 겹치며 상황 악화하자 각국 부양 서둘러
글로벌 금융시장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긴급 부양정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이하 현지시간) 대대적인 감세 정책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10일 아시아 증시는 미국 백악관뿐만 아니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각국 정부들도 긴급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다소 진정세로 돌아섰다. 미국과 유럽 증시의 선물들은 2%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아시아에 이어 미국과 유럽 증시도 10일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저치를 연일 경신했던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도 0.7%대로 다시 돌아왔다. 수익률은 한때 0.342%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도 폭락을 딛고 반등세로 돌아서면서 7% 상승세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에는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도 있지만, 여전히 투자 분위기는 침체해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피는 10일 사흘 만에 상승으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8.16포인트(0.42%) 오른 1962.93에 장을 마쳤다. 한때 장중 194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마지막에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장보다 5.37포인트(0.87%) 오른 619.97을 기록했다. 

일본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8.36포인트(0.85%) 상승한 1만9867.12로 거래를 마쳤다. 토픽스지수도 17.71포인트(1.28%) 뛴 1406.68을 기록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3.47포인트(1.82%) 상승한 2996.76으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294.92포인트(2.65%) 오른 1만1403.47로, 창업판지수는 55.75포인트(2.66%) 뛴 2148.81로 장을 닫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대적인 감세 카드를 꺼내며 시장 달래기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고 주요 외신들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의원들을 만나 급여세 인하 등 경제안정책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다.

급여세는 미국 근로자가 받는 월급에서 일정 부분을 의무적으로 내는 세금이다. 소비 의존도가 높은 미국에서 급여세 인하는 가장 확실한 부양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현지 언론은 이번 감세는 앞서 미국 정부가 편성한 코로나19 긴급예산과는 별도의 재정이 투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준의 유동성 공급 정책 발표도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줬다. 연준 공개시장조작을 담당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9일 시장 수요 증가에 맞춰 하루짜리(오버나이트)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거래 한도를 오는 12일까지 기존 1000억 달러에서 1500억 달러로 확대하고, 기간물 레포 한도도 200억 달러에서 450억 달러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레포 거래는 일정 기간 내 되파는 조건으로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통화 당국이 채권을 매입하면 그만큼 시중에는 유동성이 공급된다.

또 지역 연은과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등 금융 정책당국은 현지 은행들에 모기지(주택담보대출)와 여타 대출을 상환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에게 유연성을 발휘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일 연준은 기준금리를 1~1.25%로 0.5% 포인트(p) 전격 인하하는 긴급 처방에 나섰다. 월가와 금융시장은 연준이 오는 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5%p 내리고 내달 28~29일 FOMC에서 금리를 0.5%p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의 기대는 더 높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이달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단번에 0.75%p 내릴 가능성을 85.2%로, 1%P 인하할 가능성을 14.8%로 각각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둔화에는 통화당국의 금리 인하 외에 재정 부양책을 동반하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앞서 홍콩 정부는 심각한 경기 하강 위험에 대응해 주민들에게 1만 홍콩달러(약 154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매출이 25% 이상 줄어든 기업들에 세금을 감면해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호주 정부도 코로나19로 침체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100억 호주달러(약 7조8200억원)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경기 침체와 실업 대응책의 하나로 연금 수령자, 실업수당 수혜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일회성 현금 지원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싱크탱크 초당파정책센터(BPC)의 샤이 아카바스 정책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업종별·지역별로 특정 부문을 겨냥한 정책을 시작하기는 이미 늦었다"면서 "앞으로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더 종합적인 재정적 대응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진행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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