習, 코로나19 털어내고 싶은데…역유입·붕괴사고 등 잇단 악재에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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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3-0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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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염병·빈곤과의 전쟁 승리해야"

  • 역유입 증가세, 베이징 10명 넘어

  • 열악한 격리시설 붕괴, 민심 동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 베이징에서 열린 빈곤 해소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전쟁에서 승전을 선언하고 싶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바람과 달리 경계심을 늦출 수 없게 만드는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의 해외 역유입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격리 대상자가 머물던 호텔이 붕괴되는 사고까지 발생해 민심이 더욱 어수선해졌다.

◆안정세 접어들었지만…역유입 변수에 고민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민심을 다독이고 정치·경제·사회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시 주석의 행보가 활발해지고 있다.

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국제 노동 부녀절(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코로나19 방역 일선에서 분투하고 있는 여성 인력들을 격려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발생 후 수많은 여성 의료 종사자들이 밤낮으로 분전하며 숭고한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며 "당원·간부와 공안, 질병예방통제, 지역사회 업무, 언론 등 영역의 여성 동포들도 성실히 직책을 이행하며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각급 당 위원회와 정부는 전염병과의 인민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혜와 능력을 바친 여성들을 격려하고 지지하라"고 강조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도 방역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여성들의 다양한 사연을 소개하며 시 주석을 거들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6일 열린 빈곤 해소 좌담회에 참석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단호히 극복하고 탈빈곤 전쟁에서 전면 승리해야 한다"며 전염병이 심각하지 않은 지역은 탈빈곤 사업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인민들을 위로하는 한편 사회 전반의 시스템 정상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는 중이다.

전날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4명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소치를 보였다. 후베이성을 제외한 지역의 상황은 확실히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다만 해외에서 감염된 채로 입국해 확진 판정을 받는 역유입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은 부담스럽다.

중국 외 국가·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어 역유입 증가세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 통계를 공식 발표하고 있는데 전날까지 나흘 만에 63명으로 증가했다.

베이징 내 역유입 확진자가 10명을 넘었고 인구 밀집도가 높은 상하이와 저장성 등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전체 확진자가 100여명에 불과했던 중국 서부의 간쑤성에서 가장 많은 역유입 확진 사례가 발생하는 등 전국적 확산 조짐도 보인다.

조만간 시 주석이 우한을 직접 방문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던 낙관적인 분위기에서 간과할 수 없는 새 변수가 부상한 셈이다.

홍콩 명보는 지난 6일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후베이성 우한을 찾아 코로나19 방역 작업을 시찰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7일 푸젠성 취안저우의 한 호텔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강제격리 확대 속 격리시설 붕괴 사태

이런 가운데 일상에 복귀하기 전 강제 격리 중이던 시민들이 머물던 호텔이 붕괴돼 사망자가 나오는 사고까지 터졌다.

전날 푸젠성 취안저우의 신자(欣佳)호텔 건물이 오후 7시 15분께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렸다.

이를 목격한 한 상인은 펑파이신문에 "큰 소리가 난 뒤 건물 전체가 붕괴됐다"며 "먼지와 재가 뿜어져 나와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었을 정도"라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격리 대상자와 의료진 등 70여명이 매몰돼 있다고 밝혔지만 건물 내에 있던 전체 인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매몰된 인원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사망자와 부상자 수도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

웨이보와 위챗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해 엄히 문책하라', '무슨 건물이 말하자마자 무너지나', '화면을 보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등의 비판이 확산하는 중이다.

중국 응급관리부 등 관련 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속히 규명해 법에 따라 문책하고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민심 수습에 나섰다.

이번처럼 붕괴에 이르지는 않더라도 격리 시설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은 전염병 확산 방지와 신속한 조업 재개를 위해 지역 간 이동자나 해외 입국자를 최소 14일간 격리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특히 자가격리 대신 지정 장소에 강제 격리하는 지방정부가 늘면서 숙박·식사 비용이 저렴한 시설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강제 격리 조치를 당한 한국인은 1000명 이상이다.

붕괴 사고가 일어난 취안저우를 관할하는 주광저우 총영사관은 "취안저우에 한국인 4명이 격리돼 있지만 격리 장소는 (사고가 발생한 호텔과는) 다른 호텔"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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