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자택서 대기하다 사망, 자가격리 이탈…치료‧방역 사각지대

황재희 기자입력 : 2020-02-27 17:55
정부 방역대책 한계점 드러나

[사진=신화통신]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방역 사각지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대구지역 병상 부족 문제가 환자 사망으로 이어지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27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인 70대 남성 A씨가 자가격리 중 사망했다. 그는 자가 격리 확진자 가운데 첫 사망자로, 13번째 코로나19 사망자이다. A씨는 이날 오전 6시 53분께 상태가 악화돼 집에서 영남대학교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긴급 이송 도중 심정지가 발생했고, 병원 도착 후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오전 9시경 끝내 사망했다.

문제는 A씨가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병상 부족에 따라 자택에서 대기했다는 점이다. 결국 상태가 악화됐지만 즉각 조치를 받지 못했다. A씨는 신장이식을 받은 이력이 있고, 기저질환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논란이 예상된다.

보건당국은 이날 A씨가 고령이지만 경증환자였다고 밝혔다. 상태가 악화되기 전 A씨와 하루 두 차례씩 전화 통화로 증상을 확인했고, 약간의 발열 이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다고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대구지역에서 검사물량이 대폭 늘었고, 그에 따라 확진자 숫자가 일시에 늘면서 병목현상이 발생했다”며 “(그러다 보니) 중증도에 따른 적절한 분류를 제때 하는 데 대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방역대책의 한계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결국 경증환자로 판단해 내린 자택대기라는 지침은 사실상 방역의 사각지대가 됐다. 환자가 급속도로 나빠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간과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전병율 차의과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폐 관련 질환은 (상태가) 좋았다가도 한 시간 만에 급속도로 악화돼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상황은 더욱 녹록지 않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밤 사이 대구에서만 307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전체 확진자 1017명 중 447명만 (격리)입원한 상태다. 나머지는 현재 입원 중이거나 자택에서 대기 중으로, 13번째 사망자 사례가 재현될 우려가 있다.

전병율 교수는 “의료기관이 모자란다고 하면 우한 교민처럼 시설격리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며 “확진자로 확인됐는데 자택격리를 하게 하는 것은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위험이 있고, 급속도로 나빠질 수 있는 확진자의 건강상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각지대는 자가 격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자가 격리에 들어간 인원은 증가하고 있지만, 현황조차 집계되지 않는 등 부실한 관리로 인한 문제가 속속 발생하고 있는 것.

광주광역시 서구보건소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해 자가격리 조치를 받은 B씨가 지난 26일 주거지를 이탈했다. 자택 인근에서 택시를 이용해 수완지구까지 다녀온 것으로 확인돼 보건당국이 수사를 의뢰했다.

울산광역시는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대상자를 이틀이나 방치했다. 시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대상자에게 자가격리 조치를 제대로 내리지 않은 것이다. 해당 확진자는 양성 판정을 받기 전 이틀 동안 무방비 상태로 시내를 돌아다녔다.

앞서 15번 확진자는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가족과 식사한 결과, 처제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자가격리와 의료기관 사이의 촘촘한 관리만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확진자 중 자가격리 치료를 하고, 보건소 직원들이 이들을 수시로 체크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또 경증에서 갑자기 중증이 될 경우 우선 보호자가 신고하게 하고, 이를 바로 확인해 이송할 수 있는 보건소 직원들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연결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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