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취소‧취소…컨벤션 업계는 ‘코로나19 패닉’

장윤정‧기수정‧김태림 기자입력 : 2020-02-27 17:33
코엑스‧킨텍스 대규모 산업展 줄취소 국립박물관‧미술관‧도서관 잠정휴관 입국제한에 K팝 해외공연도 ‘올스톱’

코로나19 여파로 썰렁한 코엑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의 전시‧엔터‧관광‧문화 산업이 패닉에 빠졌다.

연간 경제효과 6조원에 달하는 전시‧컨벤션 업계는 산업계 행사가 잇달아 취소되면서 휘청거린다. 지난달만 해도 사람들로 북적이던 코엑스와 킨텍스 등 컨벤션센터는 이달 들어 한산하기만 하다. 이미 유아‧여성‧건강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다. 대형 산업 전시 주최자들도 리스크를 감수하며 계획된 박람회를 취소하거나 연기 결정을 내렸다.

한국을 입국제한한 국가들도 속속 늘고 있어 K팝 스타들의 해외 공연 등에도 제약이 걸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K팝이라면 어디든 통하는 브랜드였지만 이제는 K팝이 족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여행업계는 역대급 악재에 줄도산 위기에 처했으며, 국립 박물관·미술관·도서관 등 24개 기관은 잠정 휴관하기로 했다.

27일 전시‧컨벤션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컨벤션센터인 코엑스와 킨텍스는 대규모 산업 전시회 개최를 취소키로 결정했다.

코엑스는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 전관에서 개최 예정이던 '스마트공장 자동화산업전'의 개최를 취소했다고 알렸다.

코엑스 측은 "정부의 코로나19 심각단계 격상에 따른 대형 행사 자제 권고와 해외 및 국내 참가 기업들의 직원 보호, 일부 기업 및 참관객들의 민원 제기 때문에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킨텍스에서는 매년 10만명이 참여하는 국내 건설‧건축‧인테리어 박람회 '코리아빌드(KOREA BUILD)' 행사가 개막을 하루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킨텍스 관계자는 "주말까지만 해도 전시회 설치 작업을 진행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원활한 행사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해 전시 주최사와 협의 끝에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개막 직전까지 갔던 행사가 취소되면서 컨벤션센터와 전시 주최사는 물론 출품기업, 부스시공사 등 협력회사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특히 킨텍스는 이달과 다음달 열릴 예정이던 모든 전시‧컨벤션 행사를 연기 또는 취소할 방침이다. 전시회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작게는 10억원에서 크게는 150억원의 규모 피해가 발생한다. 3월 말까지면 수천억원의 피해가 나는 것이다.

주최 측도 행사 연기‧취소에 눈앞이 깜깜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주최 측은 규모가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더라도 행사를 진행하려 했다. 국내에선 대형 컨벤션센터엔 1년 내내 전시회 자리가 꽉 차 있어 이번에 연기하면 재임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병윤 한국전시주최자협회 전무는 "중국은 모든 전시회가 연기되고 있는데 한국은 그러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연기한다는 것은 연기한 어느 시점에 그해에 다시 (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건데, 코엑스나 킨텍스, 벡스코엔 이미 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 전시업계 주최자는 "이젠 어쩔 수 없이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외부적으론 협력회사와 출품기업 등과의 마찰이 있을 것이고, 내부적으론 직원들 월급 주기 힘든 상황이 닥칠 것"이라며 "하지만 전시회 취소 문제는 정부가 권고하는 사항이라 오로지 경제적인 감당은 우리 몫"이라고 토로했다.

K팝 스타들의 해외 공연 등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방탄소년단과 봉준호 '기생충' 열풍 등으로 순항 중이던 한류 열풍이 코로나19 사태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CNN과 한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이날 기준 코로나19 대응 조치로 한국 국민의 입국을 강화하거나 금지·제한한 국가는 모두 25개국이다. 그중 일본과 베트남, 싱가포르와 이라크, 홍콩, 이스라엘 등 17개국이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을 금지했다.

이렇다 보니 이미 K팝 그룹들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투어 공연 일정을 다수 취소하거나 연기한 상황이고 국내 공연도 '올스톱'인 상황이다. 대표적 K팝 그룹인 위너와 갓세븐, NCT DREAM 등은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 예정됐던 공연을 취소했다. 여러 국가를 돌기로 결정됐던 세븐틴의 월드 투어 역시 진행되지 않았다.

여기에 현지발 입국 제한 조치들은 리스크를 더욱 높인다. 해외 공연이 아직 몇 개월 남아있다 하더라도 국내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상황이 어떻게 번질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가 입국 금지 조처를 내릴지, 입국 과정에서 갑자기 격리되는 등 한국인에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입국금지나 제한의 경우 우리가 정하거나 대비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상대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에 속수무책"이라며 "상황을 잘 지켜보면서 기민하게 대응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도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 따르면 여행 취소로 인한 여행사 피해 금액은 코로나19 발생 2주 만에 300억원을 넘어섰다. 사태 장기화에 따라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매출 상위 여행사인 하나투어·모두투어·노랑풍선을 통한 이번 2월 여행상품 신규 예약률은 지난해보다 최대 90%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중소여행사 상황은 더 심각하다. 여행정보센터 여행업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벌써 이달에만 24곳이 넘는 여행사가 폐업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상품 예약 취소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종 1세대 온라인여행플랫폼(OTA) 호텔엔조이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코로나19 여파가 온라인 여행사 피해로 번진 첫 사례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2015년 메르스 수준으로 이어지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165만명 감소하고, 관광수입도 4조6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문화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국립 박물관·미술관·도서관 등 24개 기관은 24일부터 순차적으로 잠정 휴관하기로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과 국립대구박물관, 국립세종도서관 등 3곳은 이미 휴관 조치 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앞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는 추이에 따라 해당 기관 재개관 여부를 별도 공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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