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25% 동결…가계부채 확대에 '인하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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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2-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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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7일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경제 충격에 대비해 금리 인하를 선제적으로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많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인 1%로 인하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계부채가 1600조원을 돌파한 데다, 최근 외환시장이 급격히 불안정성을 띠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코로나19 피해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재정지원으로 대응해야지, 금리정책을 펼치기에는 미치는 영향이 워낙 광범위해 부적절하다"며 "부동산 시장과 외환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금리를 내리기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도 "유동성이 지금보다 더 풀리면 자산시장의 버블이 더 확대될 수 있다"며 "자본유출도 심해질 가능성이 커 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다시 확대되며 지난해 말 160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분기별 증가폭은 지난해 3분기(1.0%)까지 둔화했지만, 4분기(1.8%) 들어 대폭 확대됐다. 특히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같은해 1분기 7조9000억원에서 4분기 15조1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는 등 외환시장의 변동폭이 커지고 있는 점도 금리를 동결한 배경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말 달러당 1156원이었지만, 올 1월 말 1192원으로 급등한 데 이어 이달 26일 1217원까지 올랐다.

관심은 인하에 대한 소수의견이 나왔는지다.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성장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 통상 다음 분기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해왔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에 전망한 수치(2.3%)보다 소폭 떨어진 수준이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에도 금리 인하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이 총재는 지난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로 확산할지, 지속기간이 얼마일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경제 영향을 예단하기에는 아직은 이르고, 지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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