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먹거리 비상] 바이러스 대책도 '상생'? 가맹본부 주머니 탈탈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서우 기자
입력 2020-02-26 15:3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공정거래위원장 "본사와 점주 상생, '코로나19' 피해 최소화 해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8일 세종시 파리바게트 매장을 방문해 코로나19로 인한 가맹점주의 고충을 살피고 있다. [사진=임애신 기자]

"본사와 점주가 상생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매출이 정상화되도록 힘을 모으자."

지난 18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대전 중구 중앙로역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에 위치한 가맹점 3곳을 방문하면서 한 말이다. 조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맹점주들의 고충과 가맹점 영업 상황 등을 파악했다.

이날 공정위는 본부와 호흡을 맞춰 코로나19에 잘 대응하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파리바게트'와 '마포갈매기'를 꼽았다.

파리바게트는 기존에는 공장 제조 완제품만 포장해 공급했다. 현재는 매장 제조 제품도 개별 포장하도록 해 위생 관리를 강화했다. 소비자용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매장 직원의 마스크 및 소독제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마포갈매기는 철저한 위생 관리와 함께, 주요 식자재 가격 인상 시 인상 폭을 조정해 점주의 수익을 보전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른 가맹본부들도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도 산다는 취지에 공감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는 전국 매장에 특별 방역을 실시했다. 이번에 실시하는 전국 매장 방역은 오는 3월 중순까지 완료한다, 비용은 본사에서 전액 부담한다.

교촌은 우선 코로나19가 발생했거나, 인접 지역에 있는 가맹점을 시작으로 전국 전체 매장에 대한 방역 작업을 전문 방역업체와 함께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앞서 교촌은 코로나 19 발생 초기 전 매장에 손 소독제를 무상 지원했다.

bhc치킨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 및 인접 지역 가맹점에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긴급 지원했다.

명륜진사갈비는 코로나19에 따른 고통 분담 차원에서 가맹점의 한 달 월세 전액을 지원하는 통 큰 결정을 했다.

전국 522개 가맹점에 대해 총 23억원에 달하는 한 달 월세 전액을 지원했다. 가맹점당 지원한 금액은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1690만원에 이른다.

명륜진사갈비는 전국 매장의 소독을 무료로 실시하고, 매장 청소도 지원할 예정이다. 모든 매장의 매출이 정상화될 때까지 가맹점에 대한 추가 지원도 할 계획이다.

명륜진사갈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 중에서도 외식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이번 월세 지원이 가맹점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여파가 미치는 상황에서 가맹점을 무조건 지원하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본사 사정도 어렵기는 매한가지기 때문이다.

당장 손님이 줄어 대기업 외식업체들도 우선 영업시간부터 줄이는 추세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뷔페 빕스는 최근 일부 매장에서 30분∼1시간가량 단축 영업을 시작했다. CJ푸드빌의 빕스는 공항과 서울 명동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지역의 매출이 30%가량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벅스도 300~400개 매장을 대상으로 30분~1시간 단축 영업을 시작했다. 롯데지알에스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와 롯데리아도 공항, 역사 점포에 한해 영업시간을 단축했다.

머그컵 사용을 불안해 하는 소비자가 늘어 다회용컵 대신 일회용컵 소비도 다시 늘었다. 일회용컵 구매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도 본사 부담이다.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탐앤탐스 등에서는 소비자가 원할 경우 다회용컵 대신 일회용컵을 제공하고 있다.

가맹점 위생을 위해 본부가 지원 차원에서 나눠주는 마스크나 손 세정제도 전부 비용이 든다. 전국적으로 마스크 물량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 이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방역만 하는 것도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하려면 비용이 꽤 많이 든다"며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상생으로 결론이 난다.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 그런데도 가맹점이 어려우니 가맹본부에서 지원하라는 식인데 그럼 본사는 뭘 먹고 사나"라고 토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