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부동산 시장 최대 변수로…"금리 인하 여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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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02-27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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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비규제 지역 '2차 풍선' 가속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예상보다 거세지는 가운데, 이 전염병 사태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여향을 미칠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단속에 이어 전염병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27일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시장 위축과 집값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염병 발생 초기에만 해도 확진자가 열댓 명에 불과한 데다가, 확진이 일부 지역으로만 국한돼 걱정이 크지 않았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발병 때와 비교해 전염병 피해가 크지 않고 통제가 되고 있다며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지난주 대구 확진자 발생을 시발점으로 확진자 수가 걷잡을 수없이 늘어나고 국민들의 외출 자제로 인해 내수 경제까지 얼어붙으면서 주택시장에도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주택시장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메르스의 경우에는 전체 확진자가 200명 내외였고, 당시 정부 주도로 금융·청약·재건축 등을 총망라한 규제 완화 정책이 추진되던 때라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부동산 114가 메르스 유행기였던 2015년 5월부터 12월까지 전국 부동산 동향을 되짚어본 결과, 당시 주택 매매가격과 분양시장엔 메르스 유행에 따른 별다른 영향이 없거나 단기 위축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훌쩍 넘기고 고강도 부동산 규제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까지 타격이 미친다는 관측이 하나둘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향후 1~2주를 '골든타임'으로 설정하고 총력 대응을 예고한 만큼 2주 정도는 지켜봐야 코로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거래가 한두 푼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현장 나가서 물건을 보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 때문에 집 밖을 나서지 말고 일단 지켜보자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집값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모든 역량이 방역에 집중되고 규제가 느슨해질 수도 있다"면서 "일단 정부가 코로나의 변곡점으로 꼽은 2주가 지나 봐야 코로나를 비롯해 지난 21일 정부가 내놓은 추가 규제가 부동산 시장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볼 수 있다.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고 덧붙였다. 

김규정 NH 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사스, 메르스 등 과거의 감염증 전례들을 비춰보면 이번 코로나 사태에도 단편적으로 청약일정 연기 등은 있었겠지만, 분양건설시장이나 주택경기에 심각한 타격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기대감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단편적으로는 청약 일정 연기 등 일시적인 소소한 영향은 있었지만, 분양공급시장이나 가격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의 상관관계를 보이진 않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코로나 사태가 오히려 부동산 투기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 등에서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과거 사례에 비해서 이번 사태에서의 내수경기 심각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은 맞다"면서 "경제성장률 하락과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지금 시장에 나온 유동성 자금이 갈 곳을 잃으면서 부동산에 나올 수는 있다. 특히 개발호재가 있는 수도권 비규제 지역에서 단타성 투기로 발현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내수경기 안좋아져서 경제성장률 떨어지면 주식금융 더 어려워진다. 여기에 개인들은 산업투자 접근루트도 없으니 본인이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대상으로 부동산을 선택하기가 쉽다"면서 "특히 예전에 이런 악재에 해두면 오르더라 이런 학습효과 있는 분들 개발호재 따라서 움직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유동성 자금은 수도권 비규제 지역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집값 과열의 진앙으로 불리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값은 지난주 0.08% 떨어져 4주 연속 하락했다.

앞서 '2·20대책'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수원·의왕·안양 등 경기 서남부 5곳은 거래가 실종되고 매수 문의가 급감하는 등 아파트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반면 추가 규제 대상에서 빠진 용인과 성남 등은 여전히 호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벌써 '2차 풍선효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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