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사퇴...총선 출마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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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0-02-2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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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이 25일 서울 동작구 소재 연합회 대강당에서 열린 2020년도 정기총회에서 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다.[사진=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사퇴했다. 임기가 1년 가까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배경에는 제21대 총선 출마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은 25일 서울 동작구 소재 연합회 대강당에서 열린 2020년도 정기총회에서 "모든 것을 걸고 광야가 될지 모를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전진할 것"이라며 "오늘 총회 이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기 5년 동안 소상공인연합회는 괄목할 성장을 이뤘고, 이제는 생소했던 소상공인이라는 단어가 국민들에게 인식됐다”며 “소상공인의 염원을 하나로 모아 소상공인기본법 재정을 마쳤다. 저도 소상공인으로 떳떳해질 수 있도록 저의 모든 것을 걸고 광야가 될지 모를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전진하겠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최 회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였다. 이번 사퇴 선언으로 연합회는 김임용 수석부회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최 회장의 정계 진출설은 지난 2018년부터 흘러나왔다. 당시 고용노동부가 2019년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고시하자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 총궐기 대회를 주도했다. 2년 동안 최저임금이 29% 올라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이 커졌다는 명분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열린 총궐기에 소상공인 1만5000여명이 운집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최저임금 투쟁으로 최 회장의 인지도는 급격히 올라갔다. “700만 소상공인을 대변한다”는 구호에 정치권은 소상공인연합회를 잇따라 방문했다. 최 회장은 “규모별‧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외치며 대정부 투쟁을 이어갔다.

지난해부터는 대외적으로 신생정당 창당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반영하는 정당이 나오면 적극 지지하고 지지선언도 하겠지만, 이것이 무산되면 스스로 자각해서 정당까지 창당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 민주평화당과 공동연대를 통해 창당을 준비하기도 했다. 지난해 소상공인 정당 창당을 목표로 정관 개정을 추진했지만, 중소벤처기업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무산됐다. 연합회는 국가 보조금을 받는 법정경제단체로서, 일체의 정치활동이 금지돼 있다. 최 회장은 정치활동 금지 정관을 개정하려 했지만, 중기부가 동의하지 않았다.

당시 연합회의 정치활동 선언으로 “정치하려면 국가 보조금은 왜 받느냐”는 비판이 대내외적으로 제기됐다. 연합회 안에서 정치활동이 힘들게 되자, 최 회장은 회장직 사퇴 카드를 꺼냈다. 최 회장이 언급한 '새로운 길'은 개인자격으로 총선 출마를 선언하는 방향 선회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 회장은 “저와 소상공인연합회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아낌없는 격려와 지도편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연합회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최승재 회장이 소상공인 운동의 새로운 활로 모색을 비롯한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당장 “정계 진출을 위해 소상공인연합회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약자’인 소상공인을 대표해 연합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정계 진출을 위해 그 대표성을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이다.

그는 지난 1월 신년하례식에서 “소상공인연합회는 올 한해를 '수적천석(水滴穿石·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의 각오로 소상공인들의 염원을 하나로 모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선언이 무색해졌다.

시기도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타를 맞았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쌓여가는 상황에서 회장직을 사퇴하는 선택이 바람직하냐는 시각이다.

연합회에서 활동했던 한 이사장은 “최 회장 개인이 회장직을 내려놓겠다는데 누가 막을 수 있겠느냐”면서도 “그동안 소상공인들을 위해 활동한다고 했는데, 결국은 예상대로 정치권 진출을 선언할 것 같다. 연합회를 자신의 정계 진출을 위해 활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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