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라임사태 직격탄…두달새 21%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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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2-2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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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대 금융그룹 등 최대 실적에도 떨어져

  • 투자상품시장 위축 심리 확산 등 영향

  • 우리금융 주가 처음으로 1만원 밑으로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주가는 추락하고 있다. 우리금융 주가는 처음으로 1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 이후 투자상품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심리가 확산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 및 IBK기업은행의 주가는 두달여 만에 최대 21% 급락했다.

신한금융 주가는 지난해 8월 27일 3만9650원(이하 종가 기준)으로 저점을 기록한 뒤 12월 23일 4만58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을 거듭하며 20일 3만6200원까지 떨어졌다. 두달 만에 21.0% 급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도 3만8700원에서 3만2900원으로 15.0% 하락했으며, KB금융은 지난해 12월 13일 5만원에서 이날 4만2200원으로 15.6% 내렸다.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26일 각각 1만2050원, 1만2500원을 기록했지만 이날 9950원, 1만원으로 떨어졌다. 하락률은 각각 17.4%, 20.0%다. 특히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후 주식시장에 들어온 지난해 2월 이후 주가가 처음으로 1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4대 금융은 지난해 11조원이 넘는 순익을 거두며 최대 실적 경신을 이어갔지만, 실적 발표 이후에도 주가 하락세는 피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코스피가 최근 뒷걸음 친 모습이지만, 지난해 말 대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시장은 은행주가 라임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도 은행주는 오름세를 나타냈었다. 하지만 라임사태 이후 은행주는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금융그룹은 비이자이익 확대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뤄야 하지만, 잇단 대규모 손실 사태로 투자상품 판매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투자자들이 내다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부 은행에서 벌어진 DLF 사태와 달리 라임사태는 금융권 전체 시스템에 대한 회의감을 불러일으켰다"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각종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비이자이익을 확대해야 하는 금융지주로서는 대형 악재"라고 분석했다. 라임펀드 환매가 중단된 수탁고(1조6679억원) 가운데 절반가량(8146억원)을 은행이 팔았으며, DLF 사태에서 자유로웠던 신한 및 KB금융과 기업은행도 이번 라임사태는 피하지 못했다.

문제는 금융그룹들이 주가 반등 기회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저성장·저금리 장기화로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이미 하락하는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이 확실시되고, 기준금리 인하 단행 시점도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당분간 주가 반등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실적이 좋아질 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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