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점검][르포] 지방 집값도 ’10억 시대‘…수억씩 오른 대전·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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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기람기자, 대구=김재환 기자
입력 2020-02-1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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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의 강남 '범어동' 10억 뚫고 고공행진…"교육열이 올린 집값"

  • 서울·세종 누르니 대전 집값 풍성효과 '껑충'…"10억대 이어질듯"

”교육열이 얼마나 센디예. 말도 모합니더. 그 돈 주고서 범어동 살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아임니꺼.“(동대구역에서 만난 60대 택시 기사 A씨)

"대전 집값은 연구원이 몰려 있어 학군이 좋은 도룡동과 대전의 대치동으로 불릴 정도로 학군이 좋고 대형평수가 몰려 있는 둔산동 크로바로 쏠리고 있습니다."(대전시 유성구 H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12·16 부동산 대책 후 풍선효과로 대구와 대전이 이른바 ’10억 클럽‘에 입성한 지 오래다. 우수한 학군 입지에 수요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분위기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빌리브범어' 아파트 단지 앞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매매광고가 붙어있는 모습.[사진 = 김재환 기자]


▲대구의 강남 '범어동' 10억 뚫고 고공행진…"교육열이 올린 집값"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부동산 시장 상승세는 최근 84㎡ 중형 집값이 10억원을 돌파한 이후에도 그치지 않는 모습이다. 다수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수요자들은 갑작스러운 급등세에 놀라 매수를 망설이고 있지만, 매도자들은 호가를 더 높이는 분위기다.

18일 방문한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에는 전세 물건을 찾는 수요자들의 전화 문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최근 집값이 급격히 뛴 탓에 전세 물건이라도 찾아 대학을 잘 보낸다는 ’명문학교‘ 배정을 받기 위해서라고 한다.

범어동은 대구에서 유일하게 전용면적 84㎡ 집값이 10억원을 넘긴 곳이다. 불과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KTX 동대구역 인근의 같은 평형 시세와 비교해 2배가량 비싼 가격이다.

실제로 빌리브범어 84㎡ 10층 매물이 지난해 11월과 12월 한 채씩 10억8000만원에 거래된 반면, 동대구역 바로 앞에 있는 신축 아파트인 ’동대구반도유보라‘는 5억원에 매매됐다.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범어동은 명문학군과 도로 하나 차이로 집값이 1~2억원씩 움직인다.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경신고, 경북고와 가까운 빌리브범어가 오히려 범어역 바로 앞에 있는 ’범어롯데캐슬‘보다 1억원 이상 비싼 이유다.

박윤주 범어가든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이사는 ”대구는 교통보다 학군이 주효하다“며 ”예전에는 중학생쯤부터 이사 오려고 했는데 이제는 초등학교부터 명문군으로 보내려고 한다. 정시 만점자가 배출되는 곳 주위로 수요자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 서구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전경. [사진=박기람기자]


▲서울·세종 누르니 대전 집값 '껑충'…"10억대 이어질듯"

대전도 이른바 '10억 클럽'에 입성했다. 유성구 도룡동 'SK뷰'와 대장주로 불리는 서구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등 인기 지역 아파트값이 심리적 장벽인 10억원을 넘었으며, 도룡동 '스마트시티2단지'와 서구 도안동 신축 ‘트리풀시티’도 10억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18년 입주를 시작한 신축 단지인 도룡SK뷰의 전용 84㎡(7층)는 지난해 11월 10억1000만원에 거래를 신고했다. 크로바 전용면적 114㎡는 지난해 1월만 해도 8억3900만원~8억5750만원(12층, 13층)에 팔렸으나, 올해 2월에는 12억2500만원(11층)에 거래됐다. 1년여 만에 집값이 4억가량 뛴 셈이다.

정부가 서울과 세종시를 압박하자 두 지역과 가까운 대전에 풍선효과가 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둔산동 H공인중개사 대표는 "서울과 세종 집값을 규제하면서 거기서 빠져나온 자금이 대전으로 흘러들어 오고 있다"면서 대전의 집값 상승은 예견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대전은 서울과 약 164㎞, 세종과는 약 36㎞ 떨어져있다. 서울에는 KTX열차로 1시간, 세종시는 차로 40여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여기에 학군 메리트가 있는 둔산동 크로바와 도룡동 SK뷰는 가치가 점점 올라가면서 10억대 아파트 단지는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둔산동 한마루아파트 단지 내 H공인중개사 대표는 "이 지역 아파트 단지는 10억대를 찍고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집값이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뷰 상가 내 S공인중개사 대표는 "지방에는 투기꾼이 없었는데 요즘 들어 많아진 느낌"이라면서 "젊은 사람들도 이제 지방에서 집을 사기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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