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센 도정법 온다…'반포주공1단지+한남3구역' 수주 혈투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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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기자
입력 2020-02-1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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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년 개정 이후 2년 만에 법률상 허점 재정비

  • 뇌물뿐 아니라 시공 외 영업도 금지토록 구체화

반포주공1단지 수주 혈투 이후 강화된 도시정비법이 한남3구역을 계기로 더 정교해진다. 지난 2018년 개정된 법체계로 최근 논란이 된 과열경쟁을 막을 수 없었던 한계가 드러났다는 판단에 국토부가 관련법 개정에 나섰다. 

개정은 계약을 따내기 위한 금품 살포 방식의 뇌물뿐 아니라 입찰 전부터 일반분양가를 보장하겠다는 등 시공항목 외 각종 재산상 이익을 약속하지 못하게 막는 방향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시 용산구 한남3구역 전경. [사진 = 아주경제DB]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도시정비법)'과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정비사업 계약기준)' 개정을 검토 중이다.

검토안 중에는 도시정비법 132조 '재산상 이익 제공 또는 약속' 항목을 구체화하고 '정비사업 계약기준 30조'에서 금지한 '시공 외 영업' 행위에 관한 처벌규정을 만드는 방향도 포함됐다.

최근 한남3구역 입찰 과정에서 총 22개 항목의 현행법 위반 의혹으로 수사받은 입찰3사(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드러난 법률상 허점을 보완하겠다는 얘기다.

수사로 이어진 과열경쟁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입찰 제안서 접수일이 다가오자 건설사마다 은행과 7조원 규모의 사업비 조달 업무협약을 맺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조합원 표 잡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기존 설계안을 대폭 수정한 각종 대안 설계(혁신설계)와 사업비 무이자 지원, 분양가 보장, 임대주택 제로화 공약까지 등장하자 국토부와 서울시가 제동을 걸었다.

과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수주전을 계기로 재건축 사업 비리와 과열경쟁을 예방하기 위해 금지한 복마전 행태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국토부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제도 전면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정비사업 계약기준을 제정했고 용역업체로 우회한 금품·향응 제공을 금지하는 항목을 도시정비법에 신설한 바 있다.

정비사업 계약기준의 골자는 시공사 입찰 과정에서 시공과 관련 없는 약속을 못 하도록 막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이사비 또는 이주비 지원, 분양가 보장 등이 포함된다.

사실상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에 동원됐던 영업활동 대부분이 금지된 셈이다. 이를 근거로 건설사 임직원 대규모 기소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는 2018년 12월 조합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대우건설 등 대기업 임원 334명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겨진 사건이다.

법 위반사항에는 개정된 도시정비법에 따라 건설사가 아닌 홍보업체 직원을 동원한 현금 살포 및 호텔 숙박권, 식사 접대 등이 모두 들어갔다.

하지만 한남3구역 입찰3사는 이런 법망을 모두 빠져나갔다. 검찰이 현행 도시정비법을 반포주공1단지 사례에 비춰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한 현금 살포 등(대가성 뇌물)을 금지한 것'으로 해석해서다.

신설된 정비사업 계약기준의 경우 시공과 관련 없는 영업(이사비 지원 등)을 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처벌규정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실제로 검찰은 무혐의·불기소 처분 이유로 "도시정비법 제135조 제2호, 제132조 제1호에 해당하는 국토부 고시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4조 제3항’이고, 동 고시 제30조 제1항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은 없음"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사가 조합에 제안한 내용을 직접적인 뇌물로 보기 어렵다는 검찰 수사결과로 현행법상 제도 구멍이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며 "구체적인 금지행위가 무엇인지 규정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국토부가 검찰에 한남3구역 입찰3개사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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