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하는 유니콘 기업들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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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02-0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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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아한형제들·야놀자, 스타트업 투자·인수전…“동반성장 도모”

  • 업계 “스타트업 키워 외국 투자자들에 고가 매각 위한 수단”

[사진=배달의민족, 야놀자 제공]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야놀자 등 유니콘 기업들이 스타트업 투자와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리고 있다.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자사 사업 간 시너지를 노리고 동반 성장하겠다는 것이 유니콘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하지만 스타트업계에서는 다른 시각도 공존한다. 스타트업 가치를 국내보다 높게 평가하는 외국 투자자들을 잘 아는 유니콘들이 신규 기업을 키운 뒤 고가에 매각해 수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과 야놀자 등 유니콘들은 스타트업 투자와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야놀자가 인수한 업체들은 레저와 여가 시장 점유율 1위이거나 국내 최초로 사업 모델을 제시한 경우가 많다.

글로벌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는 직접 투자를 진행하거나 인수합병에 나선 국내외 스타트업만 9개다. 2016년 호텔예약서비스 ‘호텔나우’와 2018년 레저 플랫폼 ‘레저큐’, 숙박 소모성자재(MRO) 업체 ‘한국물자조달’, 부산 경남 호텔 브랜드 ‘WNH 그룹’을 인수했다. 같은 해 7월에는 동남아 호텔체인 젠룸스에 인수를 조건으로 170억원을 투자했다. 2019년에는 국내 객실관리시스템(PMS) 기업 ‘가람’ 및 ‘씨리얼’과 ‘우리펜션’, 호텔·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데일리호텔’, 글로벌 PMS 기업 ‘eZee’를 인수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야놀자가 가진 플랫폼 역량 및 기술과 젠룸스가 동남아에 보유한 1만개 이상의 객실을 결합해 좋은 시너지를 내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투자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스타트업들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2015년 2월과 2016년 7월, 2018년 7월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기업용 식대관리 솔루션인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벤디스에 투자했다. 지난해 7월 글로벌 광고 대행 플랫폼 운영사인 아드리엘에 5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단행했다. 아드리엘은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디지털 마케팅 기업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릴 광고를 자동으로 만들어 업로드까지 AI가 처리한다. 2018년 4월에는 미국 서빙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에 22억원을 투자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스타트업들 간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좋은 기술을 알리는 한편 벤처 생태계의 양적 질적 발전을 함께 해나가는 차원에서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가치, 기술 등을 다양하게 검토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유니콘들은 스타트업 인수가 동반 성장을 위한 것이라지만 업계에선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에서 저평가된 스타트업들을 키워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외국 투자자에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다. 직원 100명 규모인 이스라엘의 지도 서비스 기업 ‘웨이즈’(waze)가 구글에 1조3000억원에 팔렸는데 비슷한 국내 내비게이션 서비스 기업 ‘김기사’는 카카오에 626억원에 팔리는 데 그쳤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유니콘들이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는 데 대해 “외국계 기업과 인수합병 등을 통해 쌓은 경험을 토대로 외국 투자자들을 잘 아는 유니콘들이 스타트업을 키워 매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독일계 배달서비스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는 우아한형제들을 4조7000억원 규모에 인수했다. 인수하는 투자자 지분 87%는 힐하우스캐피탈, 알토스벤처스, 골드만삭스, 세쿼이아캐피탈차이나, 싱가포르투자청(GIC) 등이 보유하고 있다. DH는 2018년 3조원에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려 했다가 거절하자 경쟁사인 ‘요기요’ ‘배달통’ ‘푸드플라이’ 등에 1000억원의 마케팅비 집행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래도 배달앱 시장 점유율이 변하지 않자 DH는 인수 금액을 1조7000억원 이상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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