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글로벌 트렌드] ‘신념이 지갑을 연다’...국내 유통街, ‘가치 소비’에 적극 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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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0-01-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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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백화점, 창립 이래 첫 시즌 매장 테마 '사회공헌'으로 꾸며

  • 이베이코리아, 2020 소비 트렌드...생필품은 '가성비', 명품은 과감히 구입

롯데백화점이 리조이스 캠페인의 일환으로 올해 첫 시즌 매장 테마를 꾸민 '마음 꼬옥 사진관'[사진=롯데백화점 제공]


글로벌 IT기업 IBM이 전미소매업협회(NRF)와 공동 발간한 소비자 동향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소비트렌드의 핵심은 ‘소비자의 신념(belief)’이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엄청난 양의 소비재를 전세계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왔지만, 그만큼 소비자의 선택의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중요하다고 믿는 것, 즉 가치있다고 믿는 요소들과 부합하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짙어진다.

특히 이 보고서는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고려한 소비에 주목한다. 흔히 지구를 살리는 친환경적인 소비 뿐만 아니라, 인권 및 빈곤, 폐기물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고려한 소비까지 포함한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 5년 사이 지속가능한 소비 경향에 주목하고, 특히 올해부터 다양한 시도에 돌입한 상태다.

롯데백화점은 197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사회공헌(CSR)’을 매장 시즌 테마로 정했다. 서울 소공동 본점과 잠실, 인천터미널 등 전국 7개 점포에서 ‘마음 꼬옥 사진관’을 운영, 여성 우울증 인식 개선 사업인 ‘리조이스(Rejoice)’ 캠페인을 자연스레 후원한다.

백화점 매장 테마는 보통 계절별 신상품을 주로 삼지만, 롯데백화점이 관행을 깬 것은 할인이나 최저가 등 가격 소비 대신 이웃을 돕는 ‘가치 소비’, 즉 지속가능성에 주목한 결과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 친환경 등에 긍정적 효과를 내는 가치 소비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관련한 브랜드 스토리나 사회공헌 이슈를 통해 소비자를 흡수하는 마케팅은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자연스런 매출 증대 등 일석이조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2020 소비심리, ‘플렉스하는 자린고비’[그래픽=이베이코리아 제공]



그렇다고 모든 소비자들이 사회적 이슈에만 주목할 수도 없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동시에 나를 위한 단 하나의 고가제품의 소유욕도 큰 소비자가 적지 않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옥션 방문 고객 1915명을 대상으로 ‘2020년 소비심리 및 소비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런 경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식품과 생필품은 가성비를 따지는 대신 명품이나 프리미엄 가전처럼 고가 제품에는 오히려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플렉스 하는 자린고비’ 트렌드가 뚜렷했던 것.

이왕이면 싸고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상품군을 묻는 질문에는 4명 중 1명이 ‘생필품/생활용품’(26%)을 꼽았다. 반대로 비싸도 마음에 드는 제품은 명품을 포함한 ‘패션/뷰티’(23%)와 ‘디지털/가전’(23%) 부문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국내 패션 대기업들도 지속가능 소비에 부응하고 있다. LF 브랜드 헤지스 레이디스는 최근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에코풀 라인을 선보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업사이클링 자전거 행사를 지난해 9월 개최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를 운영하고 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2020년 시장의 헤게모니가 소비자로 이동하고 소비자의 니즈가 점점 더 파편화되면서 각 개인에 맞는 ‘명분’, 즉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정교한 타깃팅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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