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지킨 김기남·김현석·고동진…'안정 속 혁신' 택했다

백준무 기자입력 : 2020-01-20 18:57
권오현·윤부근·신종균 퇴진 '세대 교체' 개별 사업부장 체제…실질경영 맡길듯
삼성전자가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 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대내외 변수가 많은 경영 환경을 감안해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을 택한 것이다. 체제 전환의 기류도 감지된다. 권오현 회장과 윤부근·신종균 부회장 등 과거 대표이사를 맡았던 '빅3'가 퇴진한다. 50대 사장들은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다.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왼쪽), 김현석 사장(가운데), 고동진 사장[사진=삼성전자 제공]

20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사업부문별 대표이사 3인은 모두 유임됐다. 담당 업무에 있어서는 소폭의 조정이 이뤄졌다. DS부문장과 종합기술원장을 겸임하던 김기남 부회장은 DS부문을 전담하게 된다. 김현석 CE부문장(사장)과 고동진 IM부문장(사장) 또한 겸임 중이던 생활가전사업부장, 무선사업부장을 각각 내려놨다.

김 부회장이 맡았던 종합기술원장은 황성우 종합기술원 부원장이, 고 사장이 맡았던 무선사업부장은 노태문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이 맡게 된다. 김 사장이 겸직했던 생활가전사업부장의 경우 부사장급 이하 경영진에게 넘길 예정이다.

◆부문 대표 '큰 그림', 사업부장 '실질적 경영' 분담할 듯

[그래픽=아주경제 편집부]

삼성전자 측은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 대표가 향후 각 부문과 사업부 간의 시너지 창출은 물론 전사 차원의 신사업·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과 후진 양성에 더욱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부문장 3인은 큰 그림을 그리며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부문 전체를 총괄하며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무는 역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DS 부문의 경영 시스템이 CE와 IM 부문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DS 부문의 경우 김 부회장이 전체를 총괄하는 가운데 진교영 사장(메모리사업부), 강인엽 사장(시스템LSI사업부), 정은승 사장(파운드리사업부) 등 개별 사업부장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이끌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큰 틀에서 안정을 택하되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권오현 종합기술원 회장과 윤부근 CR(Corporate Relations) 담당 부회장, 신종균 인재개발 담당 부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공식 직책을 내려놓는다. 이들은 2017년 말 인사에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앞으로는 고문 등의 직함으로 후배 경영자들에게 조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대내외 불확실성 산재··· 이사회 의장 선출 급선무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인사"라는 반응도 나온다. 당초 지난달 초 실시될 것으로 예상됐던 사장단 인사가 연기된 이후 글로벌 전략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됐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는 매년 두 차례씩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한 해 성과를 돌아보고 내년 전략에 대해 논의한다. 각 부문장의 주재 하에 열린 만큼, 회의를 주재한 부문장이 새해에도 계속해서 사업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다.

특히 삼성전자가 안팎으로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안정에 무게를 둔 배경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의 70%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핵심 경영진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의 파기환송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와해한 혐의로 이상훈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 등이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폭 인사를 단행할 경우 미래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단 등 임원인사 이후 변화·쇄신에 초점을 둔 조직개편도 뒤따를 전망이다. 이상훈 의장의 법정구속으로 공석이 된 이사회 의장직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 다음달 초 출범할 준법감시위원회 구성을 위해서도 주요 계열사들이 이사회를 이달 내에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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