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투자 1만 명 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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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0-01-1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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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 산업혁명 물결 따라 스타트업 투자 증가

  • 엔젤투자 규모, 역대 최대 기록 2000년 넘어설 듯

  • 모태펀드 증액, 엔젤투자자 구주 매입 확대 등도 영향

창업 극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4차 산업혁명 변혁기에 발맞춰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고, 수십에서 수백 배에 달하는 투자 수익 사례가 전해지면서 창업 생태계 ‘씨앗’ 역할을 하는 엔젤투자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개인 소득공제 혜택까지 더해지면서 모험자본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16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엔젤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까지 집계한 2018년 국내 엔젤투자 규모(개인, 개인투자조합 합산)는 5435억원을 넘어섰다. 엔젤투자는 개인 투자실적에 대한 보고의무가 없으므로 소득공제 신청자 기준으로 규모를 집계한다. 이 때문에 해당연도 엔젤투자는 소득공제 신청 가능기간인 2년 뒤에야 최종적으로 집계할 수 있다. 중기부에서는 2018년 엔젤투자 규모를 이달 말 확정해 발표할 예정인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2000년 5493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엔젤투자는 제1벤처 붐 시기인 2000년대 초반 정점을 찍은 뒤 지속해서 위축됐지만, 제2벤처 붐 확산과 함께 분위기가 반전됐다. 2014년 1000여 명에 불과했던 개인 엔젤투자자는 2016년 4450명, 2017년 6699명(2020년 6월까지 집계)으로 늘었고, 2018년은 1만978명(2021년 6월까지 집계)으로 엔젤투자 1만명 시대를 열었다.
 

 


엔젤투자 관심 척도로 판단할 수 있는 엔젤투자지원센터 가입자는 지난해 사상 첫 2만 명을 돌파했다. 2011년 센터 개소 이후 2016년 처음으로 1만 명이 넘었던 가입자 수는 3년 만에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엔젤투자 규모는 소득공제 신청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집계까지 시간이 더 걸리지만, 개인 엔젤투자자는 이미 1만 명을 넘어섰고 최종적으로 약 1만2000여 명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엔젤투자자 1만 명 돌파는 또 다른 의미가 있어 이달 말 신규 벤처투자 통계와 함께 엔젤투자 관련 통계도 발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엔젤투자 확대는 개인 투자자가 모험자본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는 신호다. 최근 이뤄진 배달의민족(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인수합병 사례와 같이 성장성 높은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하면 천문학적인 수익을 낼 가능성이 있고, 엔젤클럽이나 개인투자조합을 결성하면 비교적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어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는 것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4일 서울 양재 엘타워 메리골드 홀에서 열린 2020년 벤처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올해 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 ]


정부 및 민간자본의 벤처 생태계 유입도 엔젤투자를 확대하는 요인이다. 정부에서는 올해 본예산에만 모태펀드 8000억원을 배정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3배 가까운 금액이다. 모태펀드는 민간 자금과 매칭해 자펀드를 조성하기 때문에 모태자금이 증액되면 민간의 벤처 투자액도 늘어난다. 신규 벤처투자 증가에 따라 엔젤투자자는 구주 매각, 인수합병 등을 통한 자금 회수(엑시트)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기부 또한 ‘기보엔젤파트너스’, ‘엔젤 구주투자 제도' 등을 통해 엔젤투자자의 엑시트를 지원하는 한편, 재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소득공제 혜택도 빼놓을 수 없다. 3000만원 이하의 투자액은 100% 소득공제 혜택을 부여하기 때문에 고소득 직장인들의 엔젤투자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엔젤투자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린다는 접근보다는 4차 산업혁명 방향성에 맞춰 개인들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투자를 집행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모험자본 투자는 부동산 시장에 과잉 공급된 유동성을 끌어올 수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활성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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