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노동현 대표 "위기의 생명보험 업계, 재보험으로 돌파하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종호 기자
입력 2020-01-17 0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노동현 스코르라이프 북아시아 대표

  • 美 신계약 70~80% 재보험… 韓 20% 미만

  • 재보험은 보험료 상승 요인 시각서 벗어나

  • 공공재보험 등 기법 연구와 거래 활성화로

  • 비즈니스 신모델 찾고 자본 효율성 높여야

노동현 스코르라이프 북아시아 대표는 "한국에서는 재보험을 보험료를 인상시키는 요인으로 생각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하지만 생명보험사는 재보험을 통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로 지금의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재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노 대표는 재보험이 제공하는 본질적 위험 회피 및 부가 서비스 가치와 그 비용을 제대로 비교하면 재보험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미국은 통상 신계약의 70 ~80% 선까지 재보험을 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평균적으로 2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노 대표는 1995년 삼성생명에 입사 후 특진으로 입사 8년 차에 최연소 파트장(부장)에 발탁됐다. 그는 삼성생명 재보험 파트 근무 당시, 업계 최초로 해외 수재 마케팅을 펼쳐 미국,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 등지로부터 재보험을 인수해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했다.

노 대표는 지난 2010년 삼성생명 IPO(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일조한 후, 과감하게 삼성생명을 퇴사하고 홍콩의 미국계 트랜스아메리카 리 아태지역 본부 이사직을 담당하며 해외 경험을 쌓았다.

이후 스코르가 트랜스아메리카 리를 인수한 2013년 스코르라이프 대표직을 시작으로 현재는 일본과 한국을 경영하는 북아시아 대표직을 맡고 있다. 스코르에서 한국과 일본을 맡는 경우가 없었으나, 한국 시장에서의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일본까지 담당하게 됐다.

노 대표는 한국에서 재보험을 단순 손익계산서상의 지출-비용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아직도 재보험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고, 재보험이 기업과 기업(B2B) 형태의 비즈니스라 재보험을 직접적으로 접할 기회가 없어서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보험 산업은 기술의 발전과 제도적 변화로 인해서 현재 우리가 보장하고 있는 위험의 종류와 형태가 급격한 전환을 맞이하고 있으며 보험의 낮은 자본 레버리지를 요구해 요구 자본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저금리로 인해 보험의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게 되고, 이에 따라 보험의 잠재 성장성은 중대한 위기에 봉착했으며, 이미 2017년 이후 생명보험산업의 전반적인 수입보험료 성장세는 마이너스 성장세로 접어들었다.

특히, 2019년 한 해는 보험사들이 사실 미래의 수익을 당겨서 수입보험료 경쟁에 몰입한 한 해였다. 위험성 높은 치매 보험을 과도한 수수료를 주고 손익을 갉아먹어 가며 수입보험료 경쟁에 몰입했으며 이에 따른 손익의 영향은 2020년에 무엇보다도 낮은 수익성을 예고하며 이는 보험사 운영에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렇듯 저성장 시대를 맞이한 한국 시장에서 노 대표는 재보험이 보험사를 위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기술 협업을 통한 플랫폼 비즈니스에 앞장서며, 새로운 위험 출현에 대한 보험사 부담을 경감시키고 보험사의 자본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솔루션임을 강조한다.

정체기에 들어선 국내 보험시장이지만 스코르라이프는 작년 약 6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작년 3분기 기준 생·손보를 합친 재보험료 약 6000억원으로 상위사로 발돋움을 했다.

스코르라이프가 이런 성장세를 보인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 번째는 다른 재보험사와 경쟁을 하지 않고 스코르라이프 내부의 자체적인 목표에 집중하며 상생을 강조하는 데 있다. 경쟁심을 유발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산업 생태계에 유해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기업이 장기적 의사 결정을 올바르게 수립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개인의 목표 부여보다는 회사 전체의 목표를 가지고 공동의 책임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스코르라이프는 누구 한 사람의 역량만으로 ‘슈퍼스타’로 운영되지 않음을 강조하며 모두가 서로를 인정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하고자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자가 가지는 타인에 대한 의무와 연대 의식 강화를 통해 기업 내부의 상생 문화를 추구한다.

노 대표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고자 한다. 치아 보험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에서 치아 보험은 스코르라이프에서 거의 모든 솔루션을 제공하고 독보적으로 앞서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방보험도 유일하게 스코르라이프에서만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병자 건강증진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 상품은 유병자 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일반인(표준체)보다 건강해지면(건강체) 보험료를 표준체보다 더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노 대표는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을 자신한다.

그는 "우리나라도 재보험을 경영의 전략적 수단으로서 재보험을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이 부분이 기회로 공공재보험 등 재보험 기법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이에 따라 활발한 재보험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현 스코르라이프 북아시아 대표는 "생명보험사는 재보험을 통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로 지금의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