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파업 등 일 못 한 날, 20년 만에 가장 적었다...장기 파업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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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20-01-0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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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근로손실일수 40만2000일, 전년 대비 27.2% 감소...20년 동안 최저 수준

  • 고용부 "노사관계 안정화 영향"

지난해 파업 등 노사분규로 일하지 못 한 '근로손실일수'가 최근 2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경제 부진 등을 감안, 노사 모두 장기간 파업보다 교섭과 합의를 택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근로손실일수는 40만2000일로, 2018년 대비 27.2% 감소했다"며 "최근 20년 동안 최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근로손실일수는 파업으로 1일 8시간 이상 조업 중단을 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는 지표다. 파업 참가자가 많고 파업 기간이 길수록 증가한다.

고용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들어 근로손실일수는 2017년 86만2000일, 2018년 55만2000일, 2019년 40만2000일로 지속적인 감소세다. 그만큼 노사관계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근로손실일수 추이(단위: 1000일)[자료=고용노동부]

임 차관은 "장기간 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불리하다는 노사의 인식 변화, 어려운 경제 여건과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한 노사간 합의 관행 확산, 당사자간 원활한 교섭을 위한 정부의 조정·지원 제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특히 지난해 현대자동차 노사의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 근로손실일수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고 봤다. 현대차 노사는 작년 9월 8년 만에 파업 없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했다.

또 작년 7월에는 부산지하철 노사가 파업 이틀 만에 임단협을 타결했고, 5월에는 전국 버스 노사가 막판 협상 타결로 파업을 면했다. 전국우정노조도 파업 준비 절차에 돌입했으나 막판에 철회했다.

다만 지난해 파업 건수는 141건으로, 전년(134건)보다 5.2% 증가했다. 파업 건수는 2005년(287건)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해 파업이 발생한 사업장 141곳 가운데 1000인 이상 대기업은 46곳으로, 전년(26곳)보다 76.9% 증가했다.

반면 1000인 이상 사업장의 평균 파업 일수는 지난해 9.9일로, 전년(16.8일)보다 41.4% 감소했다. 대기업의 경우 파업이 늘었지만 대체로 단 기간에 끝나 전체 근로손실일수가 감소했다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근로손실일수가 감소 추세이지만, 노사관계가 안정화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제노동기구(ILO) 기준 '임금 노동자 1000명당 근로손실일수'의 2007∼2017년 평균치를 보면 한국은 42.33일로, 일본(0.25일), 미국(6.04일), 네덜란드(8.37일), 영국(23.36일)보다 훨씬 많았다. 한국과 비슷한 국가는 핀란드(37.11일), 이탈리아(48.50일), 스페인(56.59일) 등이었다.

임 차관은 "노사 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국가별로 통계 작성 기준이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노사 분규가 계속되고 있고 관련 시위·집회도 증가하는 현실에서 통계상 근로손실일수와 노사관계를 바라보는 국민 체감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최근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사가 적극 소통하고, 노사관계도 안정화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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