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0] FBI "아이폰에 백도어 설치하자" VS 애플 "근본 해결책 아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명섭 기자
입력 2020-01-08 14:3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애플 개인정보 보호 임원 “이용자 데이터 보호가 우선”

“아이폰에 ‘백도어(Back door)’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제인 호바스 애플 글로벌 개인정보 보호 담당 수석이사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0’에서 열린 최고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애플의 데이터 보호 정책을 재차 강조했다.

백도어란 시스템 개발자나 관리자가 정상적인 절차가 아닌 우회 통로를 통해 특정 데이터와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을 말한다. 애플은 그동안 테러와 같은 대형 범죄를 막기 위해 아이폰에 백도어 프로그램을 설치하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요구를 거절해왔다.

FBI는 지난 2015년 12월, 14명을 숨지게 한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 총기 테러범의 '아이폰5c'를 잠금 해제하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애플에 수사당국에 협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애플은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며 법원 명령에 이의를 제기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만 호바스 이사는 수사기관이 법원의 영장을 받아 범인의 데이터를 요구하는 경우에 한해 협조하겠다는, 과거보다는 다소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 해군기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용의자의 아이폰 내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iColud)’ 데이터를 FBI에 제공했다. 당시 애플 측은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를 모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바스 이사는 "아이폰은 개인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암호화 설계가 되어 있다"며, "개인정보를 보려면 특수한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이폰은 분실하기 쉬운 제품이기 때문에 이 같은 엄격한 데이터 보호 정책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아이폰을 잃어버려도 건강, 금융 데이터와 같은 민감한 정보가 유출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아이폰 이용자의 위치 정보와 인공지능(AI) 비서 ‘시리’의 데이터 수집을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애플은 특정 이용자와 무관한 비식별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새로운 기기를 개발할 때 각 팀에 정보보호 전문가와 변호사를 둔다는 점도 소개했다.

애플은 그동안 다른 글로벌 IT 기업과 가장 큰 차별점으로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내세워 왔다. 애플은 지난해 CES 기간에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내에 'What happens on your iPhone, stays on your iPhone(아이폰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이폰 안에 머문다)'이라는 문구를 담은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라운드 테이블에는 애플 외에도 페이스북과 프록터앤갬블(P&G), 윙벤처캐피탈, 미 연방거래위원회의 정보보호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애플이 CES에 모습을 드러낸 건 1992년 존 스컬리 전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 한 이후 28년 만이다.

 

제인 호바스 애플 글로벌 개인정보 보호 담당 수석이사는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0’에서 열린 최고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애플의 데이터 보호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Parker Ortolani 트위터]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