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업황 악화에 역대급 조직 간소화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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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1-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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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른 의사 결정 위해 구조 단순화

연말연시 인사철을 맞아 보험사들이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저금리·저성장의 어려운 시기에 맞추는 동시에 핀테크로 대표되는 금융시장 변화 속도에 발맞추기 위해 조직 슬림화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보험사들의 조직개편 키워드는 '간소화'로 요약할 수 있다.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직 체계를 단순화하는 데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실 단위 조직을 파트 단위로 변경하고 팀장 보직을 없앴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구조가 '일반직원-팀장-실장-본부장'의 4단계에서 '일반직원-파트장-본부장'의 3단계로 간소화됐다.

한화손보도 지난달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지원총괄·영업총괄 체계를 폐쇄해 역시 의사결정구조를 간소화하는 데 신경을 썼다. 또 부서 통합으로 슬림화에 박차를 가했다. 기존 장기보험·자동차보험부문은 업무지원실로 통합했으며, 전략영업과 기업보험부문은 기업영업부문으로 합쳐졌다.

역시 지난달 조직개편을 단행한 KB손보는 기존 상품총괄과 영업총괄의 2총괄 체계를 경영총괄로 통합했다. 의사결정구조를 단일화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도 영업 조직의 구조 단순화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 보험사 영업조직은 '총괄본부-사업부-지역단-지점' 등의 4층 구조가 일반적이나 삼성생명은 지역단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영업본부-지역단-지점 형식으로 영업조직이 변화한다.

1997년 IMF 금융위기 이후 고착화된 보험사의 조직 체계 근간이 뒤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는 최근 보험사가 혁신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절박한 처지에 몰린 것과 연관이 깊다.

최근 보험사의 수익성은 극도록 악화되고 있다. 실제 24개 생보사의 지난해 누적 3분기(1~9월) 순이익은 3조57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4조385억원 대비 24.29% 줄었다. 10개 종합 손보사의 누적 3분기 순이익도 1조5111억원에 그쳐 전년 같은 기간 2조3299억원에 비해 35.14% 줄었다.

또 우리나라가 저금리·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다. 추가로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 글로벌 건전성 규제 강화 흐름을 좇아야 하는 것도 버겁다. 기존 조직 체계를 고집한다면 그야말로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시장의 트렌드로 핀테크가 부각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처럼 규모 위주의 조직, 긴 의사결정 소요 시간과 같은 체계로는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조직 체계로는 앞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많아 대규모 조직 개편이라는 자구책이 나오는 것 같다"며 "앞으로 한동안 핀테크의 영향으로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는 데 보험사가 신경을 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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