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美대사관 반미시위 이틀 만에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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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01-02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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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아파 민병대 "큰 승리 거뒀다" 자평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주변에서 반미 시위를 벌이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와 그 지지자들로 구성된 시위대가 1일(현지시간) 철수했다. 이들은 전날부터 이틀간 밤샘 시위를 벌이다 결국 민병대 지도부의 철수 요청을 받아들였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KH)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지도부의 지령에 따라 미국 대사관 주변에서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를 주도한 KH는 "우리는 미국 대사관으로 와 누구도 하지 못한 어마어마한 승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라크 의회가 미군 주둔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전 대사관 외벽을 타고 넘어 안으로 진입하려고 시도하고 경비 초소, 안내 창구 등에 불을 질렀다. 또한 대사관 안쪽으로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벽에는 스프레이로 미군 철수와 대사관 폐쇄를 요구하는 반미 구호를 적기도 했다. 1일 오후 시위대 규모가 커지고 영사 안내 창구가 불에 타자 경비를 담당하는 미국 해병대는 최루탄을 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라크의) 우리 시설에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하면 모두 이란이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 대사관 습격에 대응하기 위해 1일로 예정됐던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주말까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프로스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지난주 미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키르쿠크의 군기지에 로켓포 30여발이 떨어져 미국 민간인 1명이 죽고 미군 여러 명이 다쳤다. 이에 미군은 배후로 KH를 지목하고 이라크와 시리아 내 이들의 거점을 공습했다. 반면 KH는 로켓포로 공격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한편 이란 외무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이라크 주권 침해에 맞서는 이라크인들 시위를 이란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1일 미국 대사관 안내 창구 지붕에 올라가는 반미 시위대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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