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장기화에 멍드는 홍콩경제…‘習 방문’ 마카오는 ‘들썩’

곽예지 기자입력 : 2019-12-18 16:02
홍콩 관광객 감소로 항공·관광업계 시름 숙박·소매·외식 등 업계 실업률 5.2% "習, 홍콩 대신 마카오 금융허브로 키울 듯"
시위 장기화 여파로 홍콩의 경기침체 신호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항공사들은 파산에 직면했으며, 실업률도 2년사이 최고치로 상승했다. 경기 불안정 우려가 커지면서 홍콩 투자펀드에서는 자금 이탈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반면 이웃 도시인 마카오는 축제 분위기다. ‘마카오 주권 반환 20년’을 기념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선물 보따리’를 들고 마카오를 방문하기 때문이다.

◆항공·관광업계 직격탄...홍콩항공, 경영난에 항공기 압류까지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홍콩 항공사들은 최근 심각한 경영난으로 파산 위기를 맞았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발에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홍콩 민주화 시위 장기화로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한 여파다.

실제 홍콩 민간항공국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 공항을 찾은 외국인 승객수는 249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올 1~11월 홍콩 국제공항 누적 승객 수는 모두 658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만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홍콩 당국이 시위 장기화로 예상했던 200만명 감소 수준을 뛰어넘은 것이다.

항공사들의 경영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은 이용객이 4개월 연속 줄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이 회사가 1000여명의 감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3위 항공사인 홍콩항공은 공항 이용료를 지불하지 못해 홍콩 공항에 비행기 7대를 압류당했다. 비행기 보관에 따른 공항 이용료를 수개월째 체납한 금액이 최대 1720만 홍콩달러(약 26억원)로 추산된다.

홍콩항공의 자금난은 이미 지난달 드러났다. 3500여명 임직원의 급여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회사 영업허가가 중단 또는 취소될 위기에 몰리면서다. 대주주인 중국 하이항(海航·HNA)그룹의 긴급 수혈로 영업허가를 겨우 유지했지만 공항 이용료 체납은 피하지 못했다. 

관광업계 타격도 만만찮다. 홍콩 정부 발표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홍콩 실업률은 3.2%로 지난 6월보다 0.4%포인트 높아졌는데, 특히 소매·숙박·외식 등 관광관련 분야의 실업률이 크게 올랐다. 9~11월 이 분야 실업률은 5.2%로 3년 사이 최고치로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관광객 급감이 쇼핑몰·호텔·레스토랑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실업률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홍콩 도심 센트럴의 에딘버러 광장에서 홍콩 민주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투자금 이탈 조짐도 뚜렷…이웃 마카오는 '축제'

경기불안이 지속되면서 자금 이탈 조짐도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EO)이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홍콩에서 500억 달러 규모의 펀드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홍콩 국내총생산(GDP)의 1.25%에 이르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BOE는 부연했다.

지난 10월에는 골드만삭스가 6~8월 사이 홍콩에서 자금 40억 달러 이상이 싱가포르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홍콩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하는 9개 해외투자은행의 올해 홍콩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홍콩 민주화 시위가 격화하면서 8월 말 0.7%, 10월 말 0.4%로 급락하더니, 11월 말에는 마이너스(-0.8%)로 곤두박질쳤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서 중국이 향후 2년간 2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한 점도 홍콩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홍콩을 통해 수입하던 미국 제품을 직수입하는 편법으로 수입을 늘릴 것이라고 진단했는데, 이는 홍콩 경제에 또 다른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기침체 위기로 우울모드인 홍콩과 달리 이웃 도시인 마카오는 축제 분위기다. ‘마카오 주권 반환 20년’을 맞아 18~20일 시 주석이 방문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보란 듯 마카오에 선물 보따리를 풀 예정이다.

시 주석은 마카오 방문 중에 △위안화로 표기되는 증권거래소 설립 △위안화 결제센터 설립 등의 정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시위 장기화로 아시아 금융허브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홍콩을 대신해 마카오를 아시아 금융허브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호주 싱크탱크인 로위 연구소의 리차드 맥그리거 연구원은 “시 주석이 마카오에 금융정책을 내놓는 것은 홍콩을 향한 일종의 ‘경고’”라면서 "그러나 마카오나 다른 중국 도시가 가까운 시일 내에 홍콩의 중요성을 대체할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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