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숨통 틔었지만···신탁 수익 악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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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서대웅 기자
입력 2019-12-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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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 고위험 금융상품 뺀 일부 허용

  • 44조 ELT시장 총량 규제로 영업 위축

금융당국이 은행의 신탁 판매를 일부 허용키로 하면서 은행들이 안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은행의 비이자수익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주가연계신탁(ELT)의 한도가 묶이면서 내년 수익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예대마진이 축소되고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에 발목이 잡힌 은행들에 신탁 판매 총량규제는 적지 않은 타격을 가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2일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에서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은행의 신탁 판매가 일부 허용됐다. 다만, 고위험 금융상품으로 분류되는 사모펀드와 신탁 판매가 금지되고 판매 총량도 40조원 내외로 제한된다.

아울러 내년에는 은행들의 신탁 판매와 관련한 테마검사를 하고 규제를 강화하는 등 보완 장치도 마련키로해 향후 은행들의 행동에 신탁 판매의 명운이 달렸다.

은행들은 신탁판매 전면 금지에서 일부 허용으로 전환되면서 안도하는 모양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은행권의 전체 특정금전신탁 금액 규모는 248조원이다.

이 중 퇴직연금이 108조원, 예·적금이 59조원이고, ELT은 세번 째로 많은 44조원 규모다.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 퇴직연금과 예·적금을 통한 수익보다는 ELT로 벌어들이는 돈이 훨씬 커 이번 조치에 안도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안심만 하고 있을 수 없는 처지다. ELT 판매가 지난달 말 잔액 이내로 제한되고, 고난도 사모펀드와 신탁은 판매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까지 판매된 ELT 규모는 40조원 내외로 추산되는데, 각 상품의 만기가 길거나 조기상환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은행의 수익은 현상 유지에 그치는 것이다.

그동안 은행의 특정금전신탁에서 ELT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져 왔다. 2017년 말 기준 ELT 계약은 61만8862건에서 올해 8월 말 기준 89만2092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 기간 전체 특정금전신탁에서 ELT가 차지하는 비중도 11%에서 14%로 대폭 증가했다.

특히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은행들이 이자수익보다는 비자이수익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비이자수익의 '효자' 역할을 하는 신탁의 신규 영업 금지로 내년 수익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이자수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탁 판매가 일부 허용되면서 숨통이 틔었다"며 "다만 규제가 강화되면서 영업 자체가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번에 문제가 된 금융투자상품의 위험도를 실질과 다르게 낮추는 행위도 불건전영업행위에 포함시켜 엄정 제재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펀드와 관련해 펀드 판매사와 운용사 간 허용된 업무협의의 범위를 구체화하고 은행권 신탁 등 관련 부문 검사와 고난도 신탁에 대한 판매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신탁 판매를 일부 허용하기로 하면서 은행들이 안도하는 모습이다. [사진=금융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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