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합의 D-4, 세가지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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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12-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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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15일 관세부과 유예 뒤 협상 지속 유력

  • 고위급 극적 합의·관세부과 강행 가능성도

  • 中, 무역합의 지연 속 내년 성장률 논의 중

[사진=신화통신]


미·중 무역전쟁의 판도를 좌우할 1단계 합의 시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가 유예되고 무역협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극적인 합의 도출과 관세 부과 강행 등의 시나리오도 언급된다.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내년 경제 운용의 틀을 짜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 돌입한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추가 관세 유예될 듯, 트럼프가 변수

미국은 오는 15일부터 156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1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관세폭탄을 피하고 싶은 중국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경제적 성과가 필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1단계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막판 이견 조율에 난항을 겪으면서 협상 시한이 연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현지시간) 양국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15일로 예정된 관세 부과를 미루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소니 퍼듀 미국 농무장관도 지난 9일 인디애나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또 다른 관세 시한이 15일로 다가오고 있지만 시행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은 연간 400억~500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 구매 계획을 명시화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미국이 홍콩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인권 문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중국이 선뜻 합의문에 서명하기 힘든 이유다.

관세가 유예되고 추가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미국이 기존에 부과 중이던 관세까지 철회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미·중이 각자의 채널을 통해 관세 유예와 추가 대화 의지를 발표하는 게 가장 설득력 있어 보인다"라며 "이럴 경우 연내 합의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극적 합의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이 소식통은 "아직 시한이 남아있는 만큼 고위급 차원의 구두·대면 합의가 이뤄진 뒤 내년 적당한 시점에 양국 정상이 참석한 자리에서 합의문에 서명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협상 동력이 급격히 약화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중요하다. 대중 압박 강도를 높이는 게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관세 부과를 전격적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

◆내년 경제 틀 짜는 中 고민 깊어져

이런 가운데 중국은 10~12일 사흘 동안 내년 경제 정책의 방향을 논의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최고위급이 총출동하는 자리다.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어느 수준으로 잡을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로, 이번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은 내년 3월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정부업무보고 때 확인된다.

1단계 무역합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성장률 관련 논의는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베이징 소식통은 "무역전쟁 여파로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0.4%포인트 가량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미국의 관세 부과 규모가 실질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중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전날 발표한 경제청서에서 내년 성장률을 6%로 예측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바오류(保六·6%대 성장률 유지) 기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속내가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5.8%로 전망하며 바오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성장률 0.1%포인트가 아쉬운 중국이 남은 협상 시한 동안 어떤 선택을 내릴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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