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도 진출 25년···매출 100억달러 '신기록'

샤오미·오포·비보 등 中업체 공세에도 건재함 과시

이재용 부회장, 올해 두차례 인도 시장 점검 나서

지난 3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갤럭시 S10' 출시 행사에서 소비자가 갤럭시S10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인도 진출 25년 만에 매출 100억 달러(약 12조원)를 돌파했다. 인구 13억명이 넘는 세계 2위 규모 시장 인도에서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정보기술(IT)·가전 업체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화권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전년 대비 성장세를 유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 전년比 20% 성장···스마트폰 실적 견인

4일 인도기업등록국(Registrar of Companies·ROC)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2019년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에 매출 7308억 루피(약 12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6106억 루피)보다 19.7% 증가한 수치다.

특히 모바일 사업부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모바일 사업에서만 4308억 루피(약 7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15.4% 증가한 수치로, 삼성 전체 매출의 58.9%에 달한다.

강력한 경쟁자로 현재 인도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샤오미는 3542억 루피(약 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인도 공략 제품인 갤럭시M 시리즈, 중저가 라인 갤럭시A 시리즈, 갤럭시A에 s를 붙인 파생 모델까지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TV와 가전 사업부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실적을 뒷받침했다. TV 매출은 501억 루피(약 8000억원)로 지난해 451억 루피(약 7000억원) 대비 1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 매출도 10% 증가해 740억 루피(약 1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다만 초저가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순이익은 154억 루피(약 6180억원)로, 전년 대비 약 58.5% 감소했다.

◆ 인도, 핵심 생산거점···투자확대 

삼성전자는 1995년 처음 인도에 진출해 꾸준히 사업을 벌여왔다. 최근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생산·소비거점으로 부상하며,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 키우기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들어 두 차례나 인도를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는 만큼, 인도 5G 이동통신 구축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앞서 2월에는 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나 사업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인도에 판매 법인을 비롯해 5개 연구개발(R&D)센터, 디자인센터, 2곳의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도 방갈로르에 갤럭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증강현실(VR) 등 최신 제품을 체험·구매하고, 수리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삼성 오페라 하우스'도 개관했다. 오페라 하우스는 오픈 당시, 100일 만에 방문객 10만명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생산 능력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을 총 25만㎡로 증설했다. 이를 통해 2020년말까지 연간 생산량을 1억2000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려, 인도를 세계 최대 생산거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