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주장한 황교안…결국 친황체제로 새옷 입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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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19-12-0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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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당직자 전원 사퇴…읍참마속 강조 측근도 쇄신대상

  • 원내대표 임기 10일 만료…당 내 경선 가닥

당무에 복귀하며 쇄신을 강조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국당에 새 옷을 입히고 있다. 전날 당직자들이 일괄 사퇴를 선언하며 다른 형태의 당을 꾸릴 채비다. 다만 교체의 과정에서 황 대표가 핵심 측근을 남겨둔다는 의혹도 동시에 받고 있다.

황 대표는 2일 당무 복귀 첫 일정으로 청와대 인근 '투쟁 텐트'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국민의 명을 받아 과감한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후 약 5시간 만에 기존 당직자 전원이 사퇴했다.

또 황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을 이겨내겠다. 필요하다면 읍참마속 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측근이라도 당을 위해서 과감히 정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사퇴서를 제출한 당직자는 박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회의원 24명에 원외인사 11명 등 총 35명으로, 모두 황 대표가 임명한 당직자들이다. 황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과 원영섭 조직부총장,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 김명연 수석대변인 등 대변인단 4명도 포함됐다.

다만 사퇴를 감행한 결과, 친황교안 인물만 남게 돼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을 교체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구심도 받고 있다. 우선 남은 당직자는 원영섭 관악갑 당협위원장을 조직부총장이다. 원영섭 위원장은 3일 조직부총장으로 결국 유임됐음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 원 조직부총장은 공천 실무 작업에 영향을 끼치며 4월 임명되는 과정에서도 파격으로 꼽혔다.

또 재배치된 초·재선 수도권 의원들도 친황체제를 벗어나지 않는 인물들로 구성됐다. 내년 총선에서 공천관리위원회에 당연직으로 들어가는 신임 박완수 사무총장과 공천의 전략을 짜는 송언석 전략기획부총장은 모두 영남을 지역구로 둔 친황 인사다.

3일에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재신임과 경선을 두고도 의견이 오갔다. 당의 살림을 꾸리는 당직자의 교체에 이어 원내 전략을 지휘하는 사령탑의 교체까지도 고민하는 모양새를 보이다 결국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에 관해 의결한 결과 연장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됐다. 이에 한국당의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곧 경선에 돌입하게 됐다.

이미 오전에 3선의 강석호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공식화하면서 원내지도부의 교체 흐름에 불을 당겼다. 또 강 의원 외에도 4선의 유기준 의원이 꾸준히 원내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보여 최소 2명 이상의 후보군이 접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오후 청와대 앞 천막농성장에서 당직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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